2024년 12월 3일 22시 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국민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였고, 23시를 기해 계엄령이 발효되었습니다. 이는 1979년 10.26 사건 직후 선포된 계엄 이래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이었으며, 1972년 10월 유신 이래 발생한 사실상의 친위 쿠데타이자 내란이었습니다.
비상계엄은 12월 4일 새벽 1시, 국회의 의결을 통해 해제되었으며, 내란의 주체인 윤석열 전 대통령은 12월 14일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를 넘겨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2024헌나8)에 대해 재판관 8인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파면을 인용하였습니다.
45년 만의 계엄이라는 비현실적이고 급박한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대응은 기민하였습니다. 계엄 선포 직후부터 국회로 모인 시민들은 계엄군의 국회진입을 저지하고, 국회에서 발빠르게 계엄해제 의결이 진행될 수 있도록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리고 4월까지 이어진 계엄 국면에서 시민들은 긴 시간 지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며 언제 광장을 지키며 대통령 탄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도 판결문에 시민들이 수행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것을 부각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의 국회 통제 등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시킬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대등한 동료시민들 간의 존중과 박애에 기초한 자율적이고 협력적인 공적 의사결정을 본질로 한다...(2024헌나8)
탄핵 국면에서 중요했던 것은 대통령 탄핵 그 자체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하느냐에 대한 질문과 대안이었습니다. 그 123일간의 시간동안 광장과 일상에서 시민들은 지금의 한국사회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의제가 무엇인지 치열한 논의를 진행하였습니다. 비록 시간과 역량의 한계로 인해 그 모든 목소리를 온전히 정리하여 정책화 하지는 못하였지만, 탄핵광장에서 분출된 시민들의 이야기는 향후 시민사회를 비롯하여 우리 사회 전체가 나아가기 위한 이정표를 만드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탄핵 기간 진행된 "사회대개혁" 논의에서는 시만사회와 광장의 목소리를 모아 부족하게나마 우리사회의 개혁과제를 정리하였습니다. 11개의 의제분야과 내란종식을 위한 1개 분야, 총 12개 분야에 걸쳐 118개 세부 과제가 작성되었으며, 이를 통한 '사회대개혁'의 실현은 이제 우리가 함께 이루어 나가야 할 중장기적 공동 과제입니다.
내란 종식과 즉각 탄핵을 위해 시민사회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12월 11일 전국 각계 단체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을 결성하였으며, 1,723개 단체가 참여하여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또한 비상행동에 참여하여 빠른 내란 종식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유수훈 공동대표가 공동대표단에 함께하면서 전체 집회 기획 및 연출에 참여하였으며, 시민행동 상근활동가들도 비상행동 상황실에 함께하면서 정책기획·사회대개혁 과제 논의· 집회 자원봉사단 운영 지원 및 실무 지원에 함께하였습니다. 비상행동 활동 기간은 타 단체와의 연대감을 높이고, 시민들과 현장에서 만나면서 다시 한 번 우리사회에서 시민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탄핵 국면 동안 더 많은 동료 시민, 그리고 회원분들과 함께하지 못한 것은 무척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한 사회대개혁 과제에 단체에서 논의하고 있던 주요한 의제들을 제안하고, 더 많은 논의를 통해 단체의 주장을 가다듬는 계기로 활용하지 못한 부분도 고민이 남는 사항입니다.
그러나 탄핵 이후에도 여전히 12.3 내란이 정리되지 않았고, 사회대개혁 과제로 제시된 논의들을 지속해서 이끌어가 가기에 아직 많은 역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그 여정에 함께하는 시민행동 또한 적극적으로 함께하려 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며, 그 엄혹하고 긴 시간 함께 해주신 모든 동료시민분들과 시민사회 동료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