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수첩을 시작하며
‘정부와 마피아의 차이는 마피아는 영수증을 안 준다.’ 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지금은 통용되기 어렵지만, 국가가 걷어들이는 세금을 생각하며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요즘은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아는데, 그 돈이 어디 항목으로 어떻게 쓰이는지는 영수증도 못 받아본 느낌이라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나 역시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원천징수로 세금을 뗀 금액을 매월 받는다. 국민연금 (4.75%), 건강보험 (3.595%), 고용보험 (0.9%), 근로소득세 (간이세액) 등등 네이버에서 내역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어디에 쓰이는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내가 구매하는 대부분의 공산품에는 부가가치세가 붙고 집과 차가 있으면 또 세금을 낸다. 물론 내 삶은 세금의 수혜와도 함께였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충실히 교육받았고, 병원에 갈 땐 늘 생각보다 적은 의료비를 냈다. 또 직업이 없을 때, 구직촉진수당도 받았다. 앞으로 의료기술이 발전으로 재수가 없게 120살까지 살게 된다면, 내가 낸 세금보다 몇 배의 혜택을 받을지 모르겠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제일 익숙해지지 않는 것 역시 세금, 예산 그리고 재정이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각 부처, 공공기관은 각각 수천 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작성한다. 정부뿐 아니라 국회도 마찬가지이다. 그것들을 읽어가며 어느 순간 길을 잃기도 하고 내용 파악이 어려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이슈를 다룰 때마다 나온 개념을 풀어내고자 한다. 그리고 혼자 공부하면 재미없으니 이렇게 간간히 연재로 풀어내려고 한다. 새로이 예산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함께하는 친구처럼, 늦게 온 사람에게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게 함이 목표이다.
끝으로, 기본적인 개념은 이미 AI가 더 쉽게 잘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념을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겠다. 정책이나 주요 사업을 설명하며 개념을 풀어내고자 한다
-유종웅 활동가 드림
국회예산처 기준 재정의 3기능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매년 발간하는 대한민국 재정 간행물엔 재정의 정의가 적혀있다.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이다. 정부가 가계와 기업으로부터 조세 등을 거두어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공공재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출하는데, 이러한 정부부문의 경제활동을 통칭하여 ‘재정’이라고 한다. 즉, 재정활동은 정부가 수행하는 경제활동이고, 화폐단위로 표시되는 정부의 수입과 지출을 의미한다. 여기서 재정의 기능은 ¹ 자원배분(효율성), 소득분배(형평성), 그리고 경제안정 및 성장(경기조절)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¹ Musgrave, 「The Theory of Public Finance」, 1959
먼저, 자원배분 기능은 정부가 공공재를 공급하거나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방식으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분배 기능은 누진적 소득세제 도입이나 저소득층 지원 등을 통해 소득을 형평에 맞게 재분배하는 것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안정 및 성장 기능은 경제정책 수단을 활용하여 물가를 안정시키고, 고용을 확대하며,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역할을 말한다. 이러한 재정의 기능은 국민경제에서 재정이 수행하는 역할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재정활동의 총체적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개별적인 조세정책과 재정지출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준거가 되기도 한다

출처: 국회예산정책처_2026 대한민국 재정
즉, 재정의 3대 기능인 자원배분, 소득재분배, 경제안정화는 어쩌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국가가 세금을 걷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업이 있는데, 바로 ²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다. 밑에서 농어촌 기본소득사업을 통해 재정의 3대 기능을 설명하고 확장된 부분도 함께 설명하고자 한다.
²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10개 군에 사는 주민이면 월 15만 원을 지역화폐로 받는 사업
농어촌소득에 재정의 3대 기능이?
첫째, 자원배분. 정부 예산은 무한하지 않다. 그래서 재정의 첫 번째 기능은 한정된 돈을 어디에 쓸지 정하는 일이다. 시장이 안 만드는 것들, 도로·국방·치안 같은 공공재를 공급하는 것이 먼저 생각나지만 본질은 선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농어촌특별세로 "농로, 교량 등 기반시설 확보에 쓰지 않고" 기본소득 재원으로 쓰잔 트윗을 6월에 게시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은 ‘재원이요? 군단위 현재 예산은 보통 1인당 2천만 원이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의지와 정책 결단의 문제 즉 예산의 우선순위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라고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순창군은 농어민에게 연 140만 원을 주던 직불금 사업을 끝내고 그 돈을 기본소득으로 돌렸다. 곡성군은 행사비와 용역비를 깎았다. 영양군은 농산물 가격안정화 기금까지 끌어왔다. 결국 재정의 자원배분 기능이란 같은 형태일 필요는 없으며, 이 분배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즉 정해진 것은 없다.
둘째, 소득재분배. 걷을 때는 많이 버는 사람에게 많이 걷고, 줄 때는 필요한 사람에게 준다. 농어촌 기본소득의 재원 40%는 국비로 전 국민의 세금으로 일부 지역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형평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시도해봄직하다. 그 이유는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 때문이다. 23년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국회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농촌의 연소득은 도시근로자에 비해 약 3200만 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제는 사는 지역에 따라 소득격차가 점차 멀어진다는 것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기존에 사람 간 격차를 조절하는 것을 넘어 지역 간 격차도 좁히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셋째, 경제안정화. 경기는 오르내린다. 침체가 오면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지갑이 닫히면 가게가 문을 닫고, 가게가 문을 닫으면 일자리가 사라져 다시 지갑이 닫힌다. 이 악순환을 시장이 끊어내기란 쉽지 않고 다시 안정성을 회복하더라도 안정화가 되기까지 많은 출혈이 있다. 그래서 정부가 시장에 플레이어로 존재한다. 가령, 경기가 식으면 세금을 덜 걷고 돈을 더 풀어 소비를 떠받치고, 과열되면 반대로 조인다. 올해 상반기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추경과 고유가피해지원금이 바로 시장에 개입한 형태이다. 이 기능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실업급여처럼 경기가 나빠지면 자동으로 지출이 늘어나는 장치(자동안정화장치), 다른 하나는 추경처럼 정부가 그때그때 결정하는 장치(재량적 재정정책)이다. 농어촌 기본소득도 이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매달 15만 원이 지역화폐로 풀리면 그 돈은 통장에 잠기지 않고 동네 가게에서 돈다. 실제로 시범 지역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1년 새 15.7% 늘었다. 다만 안정화 기능의 핵심은 '일시적 충격을 버티게 하는 것'이지 '계속 부어서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돈을 붓는 동안만 데워지는 경제는 안정화가 아니라 인공호흡이다. 즉, 농어촌 기본소득에는 경제안정화의 한 축인 지속가능성과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며
조사를 하며, 재정의 개념이 변해가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세금으로 만든 20세기, 그리고 21세기 초반 사회와 현재가 달라졌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AI가 나온 이후 정부와 기업은 미래 투자에 총력전이다. 이 총력전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명확하지 않다. 다만 국가재정도 함께 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축 중 하나는 시민의 참여여야 한다.

활동가 수첩을 시작하며
‘정부와 마피아의 차이는 마피아는 영수증을 안 준다.’ 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지금은 통용되기 어렵지만, 국가가 걷어들이는 세금을 생각하며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요즘은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아는데, 그 돈이 어디 항목으로 어떻게 쓰이는지는 영수증도 못 받아본 느낌이라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나 역시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원천징수로 세금을 뗀 금액을 매월 받는다. 국민연금 (4.75%), 건강보험 (3.595%), 고용보험 (0.9%), 근로소득세 (간이세액) 등등 네이버에서 내역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어디에 쓰이는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내가 구매하는 대부분의 공산품에는 부가가치세가 붙고 집과 차가 있으면 또 세금을 낸다. 물론 내 삶은 세금의 수혜와도 함께였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충실히 교육받았고, 병원에 갈 땐 늘 생각보다 적은 의료비를 냈다. 또 직업이 없을 때, 구직촉진수당도 받았다. 앞으로 의료기술이 발전으로 재수가 없게 120살까지 살게 된다면, 내가 낸 세금보다 몇 배의 혜택을 받을지 모르겠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제일 익숙해지지 않는 것 역시 세금, 예산 그리고 재정이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각 부처, 공공기관은 각각 수천 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작성한다. 정부뿐 아니라 국회도 마찬가지이다. 그것들을 읽어가며 어느 순간 길을 잃기도 하고 내용 파악이 어려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이슈를 다룰 때마다 나온 개념을 풀어내고자 한다. 그리고 혼자 공부하면 재미없으니 이렇게 간간히 연재로 풀어내려고 한다. 새로이 예산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함께하는 친구처럼, 늦게 온 사람에게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게 함이 목표이다.
끝으로, 기본적인 개념은 이미 AI가 더 쉽게 잘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념을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겠다. 정책이나 주요 사업을 설명하며 개념을 풀어내고자 한다
-유종웅 활동가 드림
국회예산처 기준 재정의 3기능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매년 발간하는 대한민국 재정 간행물엔 재정의 정의가 적혀있다.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이다. 정부가 가계와 기업으로부터 조세 등을 거두어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공공재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출하는데, 이러한 정부부문의 경제활동을 통칭하여 ‘재정’이라고 한다. 즉, 재정활동은 정부가 수행하는 경제활동이고, 화폐단위로 표시되는 정부의 수입과 지출을 의미한다. 여기서 재정의 기능은 ¹ 자원배분(효율성), 소득분배(형평성), 그리고 경제안정 및 성장(경기조절)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¹ Musgrave, 「The Theory of Public Finance」, 1959
먼저, 자원배분 기능은 정부가 공공재를 공급하거나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방식으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분배 기능은 누진적 소득세제 도입이나 저소득층 지원 등을 통해 소득을 형평에 맞게 재분배하는 것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안정 및 성장 기능은 경제정책 수단을 활용하여 물가를 안정시키고, 고용을 확대하며,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역할을 말한다. 이러한 재정의 기능은 국민경제에서 재정이 수행하는 역할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재정활동의 총체적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개별적인 조세정책과 재정지출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준거가 되기도 한다
출처: 국회예산정책처_2026 대한민국 재정
즉, 재정의 3대 기능인 자원배분, 소득재분배, 경제안정화는 어쩌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국가가 세금을 걷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업이 있는데, 바로 ²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다. 밑에서 농어촌 기본소득사업을 통해 재정의 3대 기능을 설명하고 확장된 부분도 함께 설명하고자 한다.
²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10개 군에 사는 주민이면 월 15만 원을 지역화폐로 받는 사업
농어촌소득에 재정의 3대 기능이?
첫째, 자원배분. 정부 예산은 무한하지 않다. 그래서 재정의 첫 번째 기능은 한정된 돈을 어디에 쓸지 정하는 일이다. 시장이 안 만드는 것들, 도로·국방·치안 같은 공공재를 공급하는 것이 먼저 생각나지만 본질은 선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농어촌특별세로 "농로, 교량 등 기반시설 확보에 쓰지 않고" 기본소득 재원으로 쓰잔 트윗을 6월에 게시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은 ‘재원이요? 군단위 현재 예산은 보통 1인당 2천만 원이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의지와 정책 결단의 문제 즉 예산의 우선순위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라고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순창군은 농어민에게 연 140만 원을 주던 직불금 사업을 끝내고 그 돈을 기본소득으로 돌렸다. 곡성군은 행사비와 용역비를 깎았다. 영양군은 농산물 가격안정화 기금까지 끌어왔다. 결국 재정의 자원배분 기능이란 같은 형태일 필요는 없으며, 이 분배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즉 정해진 것은 없다.
둘째, 소득재분배. 걷을 때는 많이 버는 사람에게 많이 걷고, 줄 때는 필요한 사람에게 준다. 농어촌 기본소득의 재원 40%는 국비로 전 국민의 세금으로 일부 지역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형평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시도해봄직하다. 그 이유는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 때문이다. 23년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국회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농촌의 연소득은 도시근로자에 비해 약 3200만 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제는 사는 지역에 따라 소득격차가 점차 멀어진다는 것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기존에 사람 간 격차를 조절하는 것을 넘어 지역 간 격차도 좁히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셋째, 경제안정화. 경기는 오르내린다. 침체가 오면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지갑이 닫히면 가게가 문을 닫고, 가게가 문을 닫으면 일자리가 사라져 다시 지갑이 닫힌다. 이 악순환을 시장이 끊어내기란 쉽지 않고 다시 안정성을 회복하더라도 안정화가 되기까지 많은 출혈이 있다. 그래서 정부가 시장에 플레이어로 존재한다. 가령, 경기가 식으면 세금을 덜 걷고 돈을 더 풀어 소비를 떠받치고, 과열되면 반대로 조인다. 올해 상반기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추경과 고유가피해지원금이 바로 시장에 개입한 형태이다. 이 기능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실업급여처럼 경기가 나빠지면 자동으로 지출이 늘어나는 장치(자동안정화장치), 다른 하나는 추경처럼 정부가 그때그때 결정하는 장치(재량적 재정정책)이다. 농어촌 기본소득도 이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매달 15만 원이 지역화폐로 풀리면 그 돈은 통장에 잠기지 않고 동네 가게에서 돈다. 실제로 시범 지역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1년 새 15.7% 늘었다. 다만 안정화 기능의 핵심은 '일시적 충격을 버티게 하는 것'이지 '계속 부어서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돈을 붓는 동안만 데워지는 경제는 안정화가 아니라 인공호흡이다. 즉, 농어촌 기본소득에는 경제안정화의 한 축인 지속가능성과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며
조사를 하며, 재정의 개념이 변해가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세금으로 만든 20세기, 그리고 21세기 초반 사회와 현재가 달라졌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AI가 나온 이후 정부와 기업은 미래 투자에 총력전이다. 이 총력전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명확하지 않다. 다만 국가재정도 함께 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축 중 하나는 시민의 참여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