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 건립후원 전시회 개관식 선생님 인사 말씀http://www.shinyoungbok.pe.kr/work/withsoop/board/view.php?id=co_read&no=3212008년 6월 16일(월) 18:00
대학로 상명아트홀 갤러리1관
.
'... 시민단체가 몇 개 모여서 마포에 집 짓는다고 해요. (제게) 이름 지어 달라고...
그래서 속으로, 촛불집회(는) 집 없이도 잘만 하던데…(청중 웃음),
그 (건물의) 이름을 '나루'라고 하자. 제가 추천했어요.
그래서 오늘 <나루> 전시회. 그리고 오늘 작품 중에도 '물'이 되게 많습니다.
바다도 있고, 뭐 수(水)도 있고…….
물. 나루는 (원래) 많은 배들이 모여들고 땅과 강과 바다가 또 만나는 공간이지만,
옛날에는 장(場)이었어요. 큰 장이었는데, 옛날의 부족 중심 그런 시대에는
장이라는 게 정보를 얻으러 가는 곳이예요. 나중에 '나루가 나라가 되기도 했어요.'
나루의 어원이 나라(國)거든요.
그래서 (그런) 물과 나루의 정신을 <나루> 건물에 들어가는(=入住하는)
네 개 단체(녹색교통, 한국여성민우회, 함께하는 시민행동, 환경정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시민단체가 그런 물과 나루의 정신을 뼈아프게 깨닫는 계기가 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자유로움, 나루의 자유로움, 소통, 그리고 변화.
최근의 촛불집회 -아까 (다른 분도) 얘기 했습니다만- 그 촛불이 뭘 비추나?
미국 소머리 비추는 거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우리나라 농축산부 장관의 얼굴 비추는 것도 아니고,
또 이명박 대통령 얼굴 비추는 것도 아니잖아요.
나는
그 촛불이 뭘 비추나?
바. 로. '우리들의 얼굴을 비추고 있다', 고 생각해요.
아주 낡은 패러다임과 그런 구조(에 갇혀 있는 우리들을) 촛불이 비추고 있지 않는가?
무슨 단체 대표, 무슨 연대 대표, 이런 대표들이
거기 촛불집회 연단에 (올라가고 싶어도) 못 올라가더거든요.
집회가 끝나고 나면 그 사람들이 쭉 나와서 뭔가 거기 열린(實)
어떤 성과를 좀 담아볼까 하지만 절대 안 됩니다.(담아갈 수 없거든요.)
작은 그릇으로 바닷물을 퍼 담으려고 하면 안 되잖아요?
계속 변화해야 돼요. 그 자유로운 변화가 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촛불은, 촛불은 바로 우리들을 비추는 게 아닌가.
사실 모든 운동 형태에서 운동의 새로운 전형을 만든다는 것.
굉장히 중요합니다.
부지런 떨어서 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면 된다.
이건 병사 하나하나 더 많이 충원하는 정도에 불과하고,
새로운 어떤 전형을 만들어내는 게 부대를 창설하는 것만큼 중요해요.
그래서 제가 엉뚱한 얘기하는 것 같지만,
성공회대학교 교수들이 왜 붓글씨 쓰냐? 잘 쓰지도 못하면서… (일동 웃음).
옛날에는 서도, 서예 하는 사람들이 그 사회의 최전선에 서 있는 지식인들이었어요.
당연히 그 시대의 고민이나 과제를 글(속)에 담게 돼요.
물론, 유가적인 담론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 메시지의 한계는 시대 그 자체의 한계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내가 얘기 이렇게 해도 되나? (일동 웃음)
(그래서) 선생들한테 얘기 시키면 안 된다니까… (웃음)그렇지만, (당시에는) 그 시대적 과제를 담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서예 하는 분들은 -좀 죄송하지만-
그런 우리 시대의 고민이나 당대 사회 과제 하고 아무 상관없어요.
무의식적으로 옛날 당나라시대에 완성된 서체를,
그 낡은 메시지를 담아서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반면에, 옛날에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정말 시대의식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그림하고 서예 하는 사람이 완전히 역전됐어요.
그림은 아주 글로벌해요.
그야말로 전위적이고 실험적일 정도로 굉장히 앞서 있고, 변화하고 있잖아요?
그렇게 서예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서예는 원래... '서(書)는 뭐 뭐 다, 네모다'라고 하면 그 안에 뭐 들어갈 것 같아요?
여다. 같을 여(如). 서는 같은 것이다(書如也)
왜냐면, 원래 이 뫼 산(山)자 보세요. 저게 산이잖아요. 저 수(水)자도 물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글자와 그 글자가 지시하는, 지시되는 대상이 같다는 뜻이에요. 같다.
그 다음에 뭐하고 또 같으냐 그러면, 그 시대와 그 사람과 같다, 그런 뜻이 있습니다.
그 시대를 담아야 돼요.
그래서 성공회대학교(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여러 가지로 질책도 하시고,
격려도 해주시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우리 시대를 어떤 형태로든지 담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잘 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문인화 전통을 잇는다는 (생각에서)
그림도 넣고, 뭐 이렇게 (전시회를 열게 되었어요.)
아까 이재정 전 장관님이 통일(統一)문제를 새롭게 통일(通一)이라고 담아내듯이
이런 노력들이 있어야 되지 않은가?
그것도, 나는 사실은 새로운 형태, 아까 (이지상 교수가) 노래도 했지만.
노래도 있고, 그림도 있고 글씨도 있고 시민운동도 있고,
이런 (예술적인) 자리들이 곳곳에 만들어지는 게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모쪼록 다 팔려서…(청중 웃음) <나루> 건물 짓는 데 좀 도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우레와 같은 박수*^^*)
6/16 나루 서화전 개막행사 중 인사말 전하는 신영복 교수
지난 6월 16일 나루 서화전 개막행사에서 있었던 신영복 교수의 인사말이 인터넷 라디오 고질라 - <동네오빠의 듣고있니?>를 통해 공개되었기에 올려봅니다. 재생 후 약 5분경부터 현장실황(!)이 나옵니다. (고질라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만드는 고품격저질시사라디오 채널입니다^^ http://episode.or.kr/gozilla/52)
덧붙여, 이 음성파일 중 신영복 교수의 인사말 부분을 더불어숲 모임에서 녹취해 올려주셨기에 그 전문을 이곳에도 올려봅니다 (더불어숲 김선래님 감사합니다~)
http://www.shinyoungbok.pe.kr/work/withsoop/board/view.php?id=co_read&no=321
2008년 6월 16일(월) 18:00
대학로 상명아트홀 갤러리1관
.'... 시민단체가 몇 개 모여서 마포에 집 짓는다고 해요. (제게) 이름 지어 달라고...
그래서 속으로, 촛불집회(는) 집 없이도 잘만 하던데…(청중 웃음),
그 (건물의) 이름을 '나루'라고 하자. 제가 추천했어요.
그래서 오늘 <나루> 전시회. 그리고 오늘 작품 중에도 '물'이 되게 많습니다.
바다도 있고, 뭐 수(水)도 있고…….
물. 나루는 (원래) 많은 배들이 모여들고 땅과 강과 바다가 또 만나는 공간이지만,
옛날에는 장(場)이었어요. 큰 장이었는데, 옛날의 부족 중심 그런 시대에는
장이라는 게 정보를 얻으러 가는 곳이예요. 나중에 '나루가 나라가 되기도 했어요.'
나루의 어원이 나라(國)거든요.
그래서 (그런) 물과 나루의 정신을 <나루> 건물에 들어가는(=入住하는)
네 개 단체(녹색교통, 한국여성민우회, 함께하는 시민행동, 환경정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시민단체가 그런 물과 나루의 정신을 뼈아프게 깨닫는 계기가 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자유로움, 나루의 자유로움, 소통, 그리고 변화.
최근의 촛불집회 -아까 (다른 분도) 얘기 했습니다만- 그 촛불이 뭘 비추나?
미국 소머리 비추는 거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우리나라 농축산부 장관의 얼굴 비추는 것도 아니고,
또 이명박 대통령 얼굴 비추는 것도 아니잖아요.
나는 그 촛불이 뭘 비추나?
바. 로. '우리들의 얼굴을 비추고 있다', 고 생각해요.
아주 낡은 패러다임과 그런 구조(에 갇혀 있는 우리들을) 촛불이 비추고 있지 않는가?
무슨 단체 대표, 무슨 연대 대표, 이런 대표들이
거기 촛불집회 연단에 (올라가고 싶어도) 못 올라가더거든요.
집회가 끝나고 나면 그 사람들이 쭉 나와서 뭔가 거기 열린(實)
어떤 성과를 좀 담아볼까 하지만 절대 안 됩니다.(담아갈 수 없거든요.)
작은 그릇으로 바닷물을 퍼 담으려고 하면 안 되잖아요?
계속 변화해야 돼요. 그 자유로운 변화가 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촛불은, 촛불은 바로 우리들을 비추는 게 아닌가.
사실 모든 운동 형태에서 운동의 새로운 전형을 만든다는 것.
굉장히 중요합니다.
부지런 떨어서 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면 된다.
이건 병사 하나하나 더 많이 충원하는 정도에 불과하고,
새로운 어떤 전형을 만들어내는 게 부대를 창설하는 것만큼 중요해요.
그래서 제가 엉뚱한 얘기하는 것 같지만,
성공회대학교 교수들이 왜 붓글씨 쓰냐? 잘 쓰지도 못하면서… (일동 웃음).
옛날에는 서도, 서예 하는 사람들이 그 사회의 최전선에 서 있는 지식인들이었어요.
당연히 그 시대의 고민이나 과제를 글(속)에 담게 돼요.
물론, 유가적인 담론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 메시지의 한계는 시대 그 자체의 한계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내가 얘기 이렇게 해도 되나? (일동 웃음)
(그래서) 선생들한테 얘기 시키면 안 된다니까… (웃음)
그렇지만, (당시에는) 그 시대적 과제를 담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서예 하는 분들은 -좀 죄송하지만-
그런 우리 시대의 고민이나 당대 사회 과제 하고 아무 상관없어요.
무의식적으로 옛날 당나라시대에 완성된 서체를,
그 낡은 메시지를 담아서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반면에, 옛날에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정말 시대의식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그림하고 서예 하는 사람이 완전히 역전됐어요.
그림은 아주 글로벌해요.
그야말로 전위적이고 실험적일 정도로 굉장히 앞서 있고, 변화하고 있잖아요?
그렇게 서예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서예는 원래... '서(書)는 뭐 뭐 다, 네모다'라고 하면 그 안에 뭐 들어갈 것 같아요?
여다. 같을 여(如). 서는 같은 것이다(書如也)
왜냐면, 원래 이 뫼 산(山)자 보세요. 저게 산이잖아요. 저 수(水)자도 물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글자와 그 글자가 지시하는, 지시되는 대상이 같다는 뜻이에요. 같다.
그 다음에 뭐하고 또 같으냐 그러면, 그 시대와 그 사람과 같다, 그런 뜻이 있습니다.
그 시대를 담아야 돼요.
그래서 성공회대학교(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여러 가지로 질책도 하시고,
격려도 해주시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우리 시대를 어떤 형태로든지 담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잘 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문인화 전통을 잇는다는 (생각에서)
그림도 넣고, 뭐 이렇게 (전시회를 열게 되었어요.)
아까 이재정 전 장관님이 통일(統一)문제를 새롭게 통일(通一)이라고 담아내듯이
이런 노력들이 있어야 되지 않은가?
그것도, 나는 사실은 새로운 형태, 아까 (이지상 교수가) 노래도 했지만.
노래도 있고, 그림도 있고 글씨도 있고 시민운동도 있고,
이런 (예술적인) 자리들이 곳곳에 만들어지는 게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모쪼록 다 팔려서…(청중 웃음) <나루> 건물 짓는 데 좀 도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우레와 같은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