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활동을 통한 마을공동체와 주민자치

2018-02-12

 오늘은 앞선 게시물에서도 말했듯이 여성안심 행복마을사업을 바탕으로 마을공동체 형성, 그 안에서의 주민자치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여성안심 행복마을 사업이란 2013년부터 시작된 여성폭력 없는 안전마을의 명칭을 변경한 사업으로 주민스스로 마을에서 발생하는 성·가정·데이트폭력 등 여성폭력에 관한 문제를 인식하고, 지역 특색에 맞는 마을 공간개선과 주민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지역의 안전 체감도를 높이는 사업을 뜻합니다.

 

2017년에는 여성안심마을 좋은 이웃되기사업(사회적 환경 조성) 꽃길사업(물리적 환경 조성) 자유 사업 총 세 가지 분야로 공모를 받아 25개 자치구에서 총 27개의 사업 진행되었어요!  

 

제가 이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우리사회에는 너무나도 많은 여성 폭력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기사의 제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존재해요.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강력범죄의 대다수가 여성을 상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과 아는 사람으로부터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이렇듯 여성안전에 대한 문제들은 지금 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들이고, 따라서 이 시대에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죠.

실제로 제가 살고 있는 중랑구도 범죄발생비율이 높고 안전도가 낮은 지역 중 한 곳이었기 때문에 이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더 궁금했어요. 그래서 이 사업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더 깊이 들어가면 마을사업을 진행할 때 이 안에서 공동체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마을 주민들의 참여가 잘 이루어지는지도 궁금했어요. 그리고 이 사업은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인데 그렇다면 과연 여성의 목소리가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또한 궁금했어요. 반대로 이 사업에 대해 남성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참여하는지도 궁금했고요.

 

그래서 저는 이러한 의문들과 궁금증들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자 중랑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장이정수 선생님을 만나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Q. 선생님 본인과 초록상상’, ‘중랑마을넷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

 

A. 저는 2001년부터 여성환경연대 본부에서 상근활동가로 근무했었어요. 여기서 활동을 하다가 세상을 바꾸는 것은 지역사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중랑구에 초록상상’(여성환경연대의 중랑구 지원조직)이라는 단체를 만들었어요. 이 초록상상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다가 사회적으로 마을만들기가 활성화되고 지역에 여러 사람이 생기면서 마을넷을 만들게 됐고, 지금은 여기서 이사장을 맡고 있어요.

 

먼저 초록상상부터 소개하자면 이 곳의 미션은 생태주의 에코페미니즘(젠더 관점의 여성 생태주의)이에요. 하는 활동은 지역에서 성교육, 페미니즘 교육, 성인지 모니터링 등을 해요.

중랑마을넷은 마을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중랑구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활동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요.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주민들의 욕구를 바탕으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일을 하죠.

 

Q. 중랑구 전반에 대한 소개와 마을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A. 중랑구는 생활물가가 싸고, 집값이 저렴해서 서민들이 살기에 좋다는 장점이 있고, 단점은 어려운 가구와 노인들이 많아서 복지수요가 많아요. 그래서 이런 마을 문제들에 초점을 맞춰서 활동을 해요. 예를 들면, 지역의 아동들을 위해 교육복지 등의 네트워크를 준비하기도 하고요.

 

중랑구에는 다양한 동네모임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동네의 노인정, 노인복지관을 방문해 건강 체조 및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소통을 확대하는 어르신과 춤을’, 동네 청년들이 모여 자신의 재능과 노하우를 지역 주민들에게 나누는 흥청망청(흥해라 청년들, 망우동 청년들!)’, 아이들을 잘 놀 수 있도록 하는 꽃가람외에도 중랑마을 행복중개소’, ‘힙합멘토링’, ‘보드게임 모임등 다양한 동네 모임이 작년에 공모사업을 통해서 진행됐어요.

 

Q. 이런 동네모임을 만드는 것과 여기서 활동하는 것들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이런 모임들이 마을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도시에서 타인은 다 적이잖아요. 이런 삭막한 도시에서 이웃들과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웃과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를 늘려 나가는 것이에요. 이런 작은 모임을 통해 동네에 아는 사람을 늘려 나가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마을공동체의 기본과제예요. 이런 이기적인 모임이 친구, 이웃사람과 같이 해보는 어려운 과정을 많이 거칠수록, 모임이 많아질수록 지역사회가 좋아질 것이라 생각해요.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인터뷰 전에는 마을에서 이렇게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몰랐어요원활한 마을활동 진행을 위해 공모사업을 통해 지원금을 준다는 사실도요. (마을활동에 관심 있으시다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본 후 지원해 봐도 좋겠죠?^^)

그리고 생각보다 더 많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그래서 저는 마을 사람들이 활동을 많이 하는 구나’ 정도로 생각하면서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는데 이런 활동들이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활동들이더라구요인터뷰에서처럼 어쩌면 나한테만 이익이 될 것 같은 활동들이 사실은 나와 이웃을 연결시키고관계를 형성시키면서 더 단단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요다양한 동네모임은 사실 얼굴도 모르고 지냈던 이웃과 정을 싹트게 하고 좀 더 우리 마을에 즐거운 관심과 참여를 돕는 거죠!^^


 

Q. 작년에 초록상상과 중랑 마을넷이 함께 여성안심 행복마을사업을 진행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이 사업이 중랑구에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원래는 계속해서 초록상상이 진행하다가 작년부터는 마을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초록상상과 마을넷이 함께하게 됐어요. 마을이 넓으니 찾아가는 여성강좌를 하게 되었고 우리 마을 이웃을 들여다보는 확대경 프로젝트라고 해서 면목동, 묵동, 신내동 세 마을로 가서 3강씩 진행했어요.

 

 

<중랑마을넷 소식지>

 

이 프로젝트들은 마을에서 같이 살아야하는 사람들인데 편견으로 인해 어울리기 힘든 사람들과 만나며 편견과 혐오가 줄어들 수 있도록 기획했어요.

 

서울시가 펼치고 있는 여성 안전 관련 정책에는 안심택배서비스, 귀가스카우트, 안심지킴이집 등 몇 가지 정책이 있지만 이런 정책들은 대부분 모르는 사람한테 성범죄를 당한다는 전제하에, 밤길에서 당한다는 전제하에 정책을 펴고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여성에 대한 범죄는 80% 이상이 아는 사람한테서 벌어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용감한 서검사처럼 직장 내에서 또 가족 내에서처럼 아는 사람한테서 벌어져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여성이 안심할 수 있을까.. 지금처럼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고 여성을 약자로 취급하는 정책이 아닌 일상적인 관계, 마을 속에서 끊임없이 폭력은 안 된다.’라는 남성에 대한 교육, 여성들이 자기의 힘을 기르고, 관계를 넓히는 등 지역사회의 힘이 커져야 여성이 안전할 수 있어요.

여성 안전과 관련된 사업의 일부로 여성안심 행복마을 사업을 각 지역에서 하도록 자치구마다 공모사업을 진행해요. 또 이 사업을 진행할 때 지역의 여성단체가 중요한데 여성단체가 있는 지역은 좀 더 긴밀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여성단체가 없는 다른 지역에서는 접근방법을 몰라 방범사업으로 대체되고 있는데 이건 아니라고 봐요. 중랑구는 초록상상과 마을넷의 노력을 통해 작년에 서울 모니터링 단체에서 중랑구 여성안심 행복마을 사업이 1등을 했어요. 이렇게 한다고 지역사회가 나아지기 힘들지만 폭력 근절 캠페인, 일상적인 지역 내에서의 캠페인, 부모들이 남자아이들을 조기교육 하는 것 등이 늘어나면 조금씩 나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인터뷰를 들으며)

 

저는 단순히 사업을 진행할 때, CCTV를 더 늘린다던지안심앱 등의 사업을 좀 더 확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물리적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인식 개선 또한 중요함을 알게 되었어요실제로도 사업 진행 시 실제로 범죄율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기 보단 지역에서 여성주의 교육을 많이 하고이를 통해 이에 대해 인식하고 알리려는 사람을 발굴하는 등 인식개선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해요.

 

Q.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주민참여란 무엇인가요? 그리고 현재 행정은 주민참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인지, 그렇지 않다면 혹시 구청 등 행정기관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A. 주민참여란 말 그대로 주민이 참여하는 것이죠. 어떻게 하면 주민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도록 하고 주민 참여가 가능한 행정과 시장을 만들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요. 하지만 우리사회의 주민참여는 정부나 지자체의 속성에 따라 너무 수준이 천차만별이에요.

 

특히 중랑구는 계속해서 같은 당이 구청장이에요. 일단 기본적으로 주민참여 인식에 대해 정당이 갖고 있는 한계가 있죠. 그리고 적극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으려 하는 정당의 한계가 있고, 아직 주민참여가 피상적이고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봐요. 따라서 계속 주민참여예산, 위원회 등의 도구를 통해 실질적인 주민참여를 위해 단계적으로 노력해서 주민참여의 질과 양을 확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지금의 주민참여는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참여의 기회 등을 위해 이를 시민사회가 노력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행정기관에 바라는 것은 다양한 위원회에 다양한 계층, 성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 확대, 의견반영, 권한부여 등을 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고 다양한 주민참여 방법들을 만들어야 해요. 구의원들과 소통하고 시민들이 많이 조직되고, 지역에 대해서 알고 그럴수록 주민참여 기회와 범위가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은 주민들이 시, 구의원들에게 민원만 넣고 있는데 이는 주민들을 단지 민원인으로만 취급받게 해요. 이게 아니라 주민들의 의견을 공론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인터뷰를 들으며)

 

인터뷰를 통해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진정한 주민자치와 행정에서 중랑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과 주민자치는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어요이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움직임으로 아직은 마을공동체를 형성하는 것그 안에서의 활발한 주민참여를 이루어내기에는 아직도 미흡한 부분들이 많지만 우리가 이에 대해 인지하고 바꿔나가려고 노력한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어요.

 

Q. 이 사업은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특히 여성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여성과의 소통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궁금해요.

 

A. 사실 마을활동에 남자들도 참여하긴 하지만 아직 여성들의 참여가 훨씬 많아요. 왜냐하면 지역사회의 일, 무급노동, 살림은 여성의 영역, 돈 되는 일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성역할분리가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죠. 마을공동체 활동도 80%가 여성들이 참여해요. 이는 바람직하지 않아요. 남성의 돌봄노동 증가, 여성에 대한 폭력 감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