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예산 그림책] 스베타, 조금 달라도 함께할 수 있어요/김예지 인턴

2021-03-11

<프로젝트 소개>

경희-씨티 인턴쉽으로 사무처에서 두 달 동안 근무하신 김예지 인턴님이 다문화 가정 친구들의 참여예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구성하고 삽화를 그리신 동화책입니다. 내용에 대한 감수와 추가적인 인터뷰는 Olya Kim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동화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예지씨의 동화책을 통해 많은 친구들이 참여예산에 대해 더 가깝게 느끼기를 희망하며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스베타, 조금 달라도 함께 할 수 있어요/김예지>

#1

스베타는 추운겨울,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어요.

 

#2

어느 날, 엄마가 스베타를 꼭 껴안았어요.

'내 딸아, 우리는 우리의 할머니가 태어난 땅으로 돌아갈 거란다.'

 

#3 

스베타의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로 피난을 가셨어요.

그런데 1937년, 소련 정부는 스베타의 할머니를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시켰어요.

 

#4

스베타는 카자흐스탄에서 비행기를 타요.

바다를 넘고, 산을 넘고, 신기한 모양의 구름을 보아요.

한국에 도착했어요!

 

#5

스베타는 한국에서 학교를 다녀요.

아직 한국어를 잘 몰라요.

스베타는 공부를 열심히 해요.

'공사를 하고 있네? 무슨 일일까?'

 

#6

'와! 특이한 모양의 건물이네!'

'무지개도서관이 뭐지?'

 

#7

스베타는 도서관 안으로 뛰어들어갔어요!

'무지개도서관은 다문화 아이들의 공부방이에요. 

누구나 책을 읽으러 올 수 있어요.'

'저도요?'

'그럼요! 누구나요!'

 

#8

무지개도서관은 신기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도서관이었어요.

돈을 어디에다 쓸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결정했어요!

 

#9

어떻게 한 것일까요?

'이런 일에 돈을 썼으면 좋겠다.'

생각이 드는 것을 글로 써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줍니다.

 

#10

다함께 그 글을 꼼꼼하게 읽어보아요.

정말 필요한 일이 맞는지 모여서 생각해봐요.

 

#11

'하지만 글만 보고, 필요한 일인지 알 수 있나요?'

스베타는 궁금했어요.

 

#12

'맞아요! 그래서 직접 가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기도 한답니다!'

공무원은 활짝 웃었어요.

 

#13

'끝난 게 아니에요! 다함께 정한 일에,

돈이 잘 쓰이고 있는지 확인을 합니다.'

 

#14

'사람들이 무지개도서관을 잘 이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거네요!'

스베타는 깨달았어요.

'맞아요! 다문화가족 구성원들도 무지개도서관을 여는 데 힘을 보태고 있어요.

우리는 공동체이니까요.'

 

#15

'공동체?'

스베타는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에요.

우리는 같은 사회 속에서 서로를 돕고 있어요.'

 

#16

'스베타도, 저도 다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예요.'

스베타는 조금 이해한 것 같았어요.

 

#17

'저도 우리 동네를 위해 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데 함께할 수 있나요?'

스베타는 물었어요.

 

#18

'그럼요! 하지만 스베타는 초등학생이지요?

다양한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낀 다음에 함께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맞아요, 스베타는 아직 배울 게 많아요.

스베타는 내일도 자랄 거예요!

 

#19

스베타는 무지개도서관에서 오늘도 꿈을 꾸고 있어요.

스베타는 오늘도 자랄 거예요.

 

한국어판:  https://drive.google.com/file/d/1O25MPWN3bIpFAqHGwdHE11Y1TgAKvFPB/view?usp=sharing

English: https://drive.google.com/file/d/1Ee1OJx69QRnOC7IHGwvO-g3hrOspO6lT/view?usp=sharing

Russian: https://drive.google.com/file/d/15a5-Sl4UjDtfdW4oPMVxhgCs412hKjBi/view?usp=sharing

 

 

<Olya Kim씨 인터뷰>

INTERVIEW

 

봄이 다가오는 계절에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소복소복 쌓이는 눈송이가 거리를 하얗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지금, 카자흐스탄에도 눈이 내리고 있을까요?

올가(Olga Kim) 씨는 2016년에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온 외국인 유학생입니다. 6년째 서울에 살고 있는 올가는 현재 서울시 외국인 대표자회의 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답니다. 참여예산 동화책 <스베타, 조금 달라도 함께할 수 있어요>는 올가 씨께 많은 도움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1. 안녕하세요, 올가 씨! 참여예산 동화책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니에요, 즐거웠습니다. 특히 세세한 질문이 재미있었어요. ‘카자흐스탄의 아이들은 무엇을 입느냐, 헤어스타일이 어떠하냐등의 질문이요. 카자흐스탄에 대해서는 정말 오랜만에 이야기를 해보았거든요.

 

 

2. 그렇군요!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올가 씨는 어떻게 해서 한국에 오게 된 건가요?

 

저는 한국에 6년째 살고 있지만, 한국 국적은 없는 카자흐스탄 사람이에요. 고려인이지요.

 

카자흐스탄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한국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저는 그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 여행을 갔어요. 그런데 한국이 정말 마음에 드는 거예요. 그래서 대학 시절 한국을 세 번이나 여행했답니다. 한국에서 삼 주짜리 한국어 수업을 듣기도 했어요.

 

카자흐스탄에서 졸업을 하고, 회사를 다녔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연세대 어학당 프로그램을 지원해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쭉 한국에서 살고 있답니다.


3. 정말 신기합니다! 여행을 다녀와서,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한국을 좋아하게 되었다니요! 한국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드셨나요?

 

모든 것이 좋았고, 저한테 딱 맞았어요. 음식, 사람, 분위기 전부요. 대학 시절에 다양한 나라에 여행을 가보았는데, 한국에 왔을 때의 느낌은 한국에서밖에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언어가 문제였지요. 하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 외에는 모든 것이 너무나 잘 맞았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자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카자흐스탄에서도 한국어를 배울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한국에 와서 한국의 언어, 문화, 분위기를 모두 알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한국의 어학당을 다녔습니다어 자격증을 딴 후에, 한국 대학원에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도 찬성하셨고, 지금은 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보통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을 좋아하는데, 저는 그것들을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한국에서의 생활과 한국의 사회 분위기가 너무 좋았답니다. 일단 사람들이 모두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멋졌어요. 그리고 한국어를 잘 모르던 시절, 한국 사람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4. 정말 결단력이 있으시네요! 한국에 간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도 괜찮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무척 싫어했어요. (웃음) 카자흐스탄에서 이미 괜찮은 회사를 다니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대학에서 회계를 전공한 후,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나라로 가겠다고 하자, 가족들은 무척 당황했지요. 어머니와 할머니는 제가 카자흐스탄에서 결혼도 하고 평온하게 살기를 바라신답니다. 한국에 온 지 2년이 된 시점까지도, 그분들은 계속 저에게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오라고 하셨어요.

 

 

5. 그런데도 한국에 오신 것이군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올가 씨께 카자흐스탄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요.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은 전체 인구의 약 3% 정도 됩니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커뮤니티는 굉장히 결속력이 강해서, 고려인은 대부분 다른 고려인과 결혼한답니다.

 

고려인들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어요.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들은 열심히 일한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기업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야겠다는 귀향 의식이 있는 고려인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이미 3, 4세대의 이주민이기 때문이에요.

 

저의 경우에는, 증조할머니께서 한국에서 태어나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셨어요. 그래서 저의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저는 모두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습니다. 저의 고향은 카자흐스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알마티랍니다.

 

러시아어와 한국어는 큰 차이가 있는 언어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려인은 한국어를 거의 모릅니다. 그래도 한국 문화는 의식적으로 조금 공부한답니다. 최근에는 케이팝이 유명해져서, 옛날보다 한국 문화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6.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그렇다면,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어떤 점에서 가장 다르던가요?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생활이 편리함

한국, 특히 서울에는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것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비가 오는 날 백화점에 들어가면 우산에 씌우는 비닐 봉투가 준비되어 있잖아요? 굉장히 편리한 제품인데, 저는 그런 건 한국에 와서 처음 보았습니다.

 

또 다이소에서 웬만한 생활용품은 전부 살 수 있는 점도 좋았어요. 카자흐스탄과 비교해서, 한국이 전반적으로 조금 더 살기 편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눈치문화

카자흐스탄에서는 눈치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확실하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무언가 불편한 점이 있어도,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돌려서 말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저는 눈치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7. 한국에도 고려인 커뮤니티가 있나요?

 

, 저도 올해 초에 알게 되었지만요! (웃음) 한국에도 대한고려인협회등의 고려인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약 십만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답니다.

 

대한 고려인 협회

https://m.facebook.com/koresaraminkorea/?ref=page_internal&mt_nav=0

 

저는 Facebook에서 대한 고려인 협회에 가입한 후, 협회를 통해 다른 고려인 분들을 몇 번 만났습니다.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오랜만에 모국어인 러시아어로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커뮤니티를 조금 더 일찍 알게 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협회 내에서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동대문역사공원역 근처에 러시아 거리가 있고, 그곳에서 러시아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기 전에는 전혀 몰랐어요. 가끔 고향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파는 곳이 있다니 기뻤습니다. , 물론 제 고향은 카자흐스탄이지만,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의 독립국가연합(CIS, 1991년 소련의 해체로 독립한 10개 공화국의 연합체는 평소에 먹는 음식이 비슷하답니다.

 

저는 2016년에 한국에 왔는데, 고려인 커뮤니티의 존재를 최근에야 알았어요. 대한 고려인 협회 등의 커뮤니티를 조금 더 일찍 알게 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요.

 

 

8. 최근에서야 알게 되신 것이군요! 그렇다면 왜 고려인 커뮤니티의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걸까요?

 

페이스북커뮤니티이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페이스북 외에도 홍보되는 곳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CIS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SNS는 페이스북이 아니라 vk.com입니다. 저도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페이스북을 쓰지 않았어요. 게다가 나이가 있는 분들께서는 SNS을 거의 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려인 커뮤니티가 존재하는데, 그 커뮤니티에 페이스북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라는 사실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9. 올가 씨께서는 평소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힘든 점이 있으셨나요?

 

각종 행정 업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려웠던 점이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현대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보험을 학생 가격이 아니라 직장인 가격으로 내고 있습니다. 학생 비자가 아니라, F5 재외동포 비자로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2년 전에 보험법이 바뀌었습니다. 그때부터 직장인 요금으로 보험료를 납부해야 했어요. 물론 비자를 학생 비자로 바꾼다면 학생 가격으로 보험료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자 변경 절차를 밟는 것 또한 돈이 들며, 무엇보다 절차가 무척 복잡했어요. 이럴 때, 행정 업무에 대해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국인도 가입할 수 있는 한국인들의 취미 모임을 알고 싶어요. 외국인들끼리 친구가 되는 건 쉽습니다. 그러나 외국인과 한국인이 친해지는 건 비교적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한국에는 다양한 언어교환 모임이 있지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