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참여예산제도 시행이 의무화된 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참여예산은 지역 주민의 삶을 어떻게 바꿔왔을까? 주민참여예산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곳에서 활동해 온 시민사회와 참여예산 10년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고, 향후 주민참여예산의 발전 방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③ 오지은 군포공익활동 지원센터 사무국장
행정의 순환보직으로 역량이 확장한 시흥시 사례
참여예산이 의무화 된 지 10년이 되었는데 시흥은 1년 늦게 시작했어요. 그때 담당자 분이 저희를 찾아오셔서 제대로 참여예산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시흥시와 인연이 되었습니다. 이제 10년이 지나서 보면 결과적으로 행정 담당자들의 제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전체적으로 확산되었어요. 제가 왜 10년 전 담당자 이야기를 하냐면 얼마 전에 동 지역회의에서 컨설팅해달라고 해서 갔는데 지역회의 사무장이 저를 알고 계시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제가 시흥시 초기 예산학교와 한마당 사업을 논의할 때 담당자 옆에 계셨던 분이었습니다. 시흥시는 시와 동지역 사이에 순환보직이 잘 되고 있고, 초기 주무관이었던 분들이 팀장급으로 되면서 행정 담당자분들의 이해도와 인지도도 무척 높아지게 된 것이죠. 더불어 시에서 참여예산을 담당했던 분들이 제도에 대한 이해와 권한을 가지고 가니까 실행력이 높아지는 부분도 있죠. 이 부분은 최근 몇 년간 계속 느끼고 있는 부분이에요. 담당자가 계속 바뀌거든요. 시흥시는 담당 주무관끼리 인수인계를 세밀하게 잘 하지는 않는데, 앞에 있는 내용을 참고하고 학습하려는 의지가 높아요. 그러다 보니 이전에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걸 학습해서 다른 부분을 문의하시는 거죠.
실링액으로 대표되는 시흥시의 지역회의 강화모델
제가 시흥시 사례를 외부에 소개할 때 지역회의 강화모델이라고 많이 이야기했어요. 그때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진 건 지역별 실링액이었어요. 근데 그 실링이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고 지역별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 하나르 무조건 선정해 주는 것으로 시작한거죠. 지역마다 박탈감이 없게 하려고 했던 건데 이제 각 동 마다 2억 원의 금액을 주게 된 거죠. 지역마다 2억 원을 부여한 거니까 지역회의의 권한이 된거죠. 잘 몰랐던 동네들도 예산이 생기니까 그걸 쓰기 위해 학습하고 운영계획을 세우면서 참여예산을 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역량강화도 같이 되기 시작한 거예요. 지금은 주민자치회와 연계 통합과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참여예산-주민자치회 통합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아직 참여예산과 주민자치회가 완전히 통합되지는 않았어요. 현재 그 과정을 크게 3단계로 분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완전히 통합이 이루어진 곳, 통합을 단기적으로 진행할 곳, 장기계획을 갖고 접근할 곳. 이렇게 올해 참여예산제 운영계획에 동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동 주민자치회와 통합운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주민자치회 분과 운영 현황을 3단계로 구분해 두었어요. 그래서 점차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와 주민자치회가 통합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죠.
사실 시흥시 내부적으로 통합에 대한 갈등이 많아요. 무척 예민했던 거죠. 이건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예요. 주민자치회나 지역회의나 활동을 하다보면 기득권이 생기기 때문이죠. 참여예산 지역회의도 처음 모집했을 때 기존의 활동했던 주민들이 아닌 새로운 분들이 따로 모이셨던 거에요. 일부 지역에서 많이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분들로만 채워지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 지역회의도 10년이 되면서 여기도 하나의 위원회처럼 된 거죠. 그러다 보니 통합을 어떻게 하느냐가 무척 예민한 문제인거죠.
저희가 3년 전에 통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때 지역회의 대표로 오신 분이 자기는 지역 주민자치위원회도 하고 있어서 통합이 좋으리라는 것을 당사자로서 설득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쉽지 않은 문제일 거라고 무척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결국, 몇 년 걸려서 좋은 취지를 설명하고 양 자간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작년에 단계적으로 통합해 가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어요.
2022년 운영계획을 보면 단계별로 통합단계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요. 그리고 분과현황을 보면 참여예산을 주민자치회 안에 분과를 만드는 모델로 제안을 하는 거죠. 그래서 통합 앞 단계에서는 과도기적으로 주민자치회 위원 2명을 무조건 참여예산 위원으로 추천하게 해놨어요. 그러면서 단계적으로 주민자치회와 참여예산이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드는 거죠. 이런 식으로 주민자치회에서 추천하는 2명이 주민참여예산 위원회에 참여하게 하면서 단계적으로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 있어요.
이 부분은 참여예산 도입 초창기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거든요. 근데 10년이 되어 가다 보니 제도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참여하는 공무원들도, 시민들도 좀 넓어졌죠. 그러면서 주민자치회라는 개념도 참여예산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좀 쉬워진 면이 있어요. 전 이게 엄청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2011년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주민 참여라는 개념 자체가 너무 낯설었어요. 근데 민선 5기부터 7기까지 오는 동안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대되고 심지어 제도가 통합적으로 고민되는 과정까지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에서 정리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해요. 빨리하려고 하면 안 되거든요. 당연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시흥시가 그나마 가능했던 것은 먼저 지역회의를 강화하고, 지역회의 위원장들이 참여에 대한 이해를 단계적으로 높이면서 지역회의에서 하는 것과 주민자치회에서 하는 마을계획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죠.
지역회의 권한 강화를 어떻게 할까?
지역회의 권한강화 부분은 꼭 잘 설명하고 싶어요. 어느 지역이나 참여예산 운영계획이 바뀌는데 예산 편성 규모 자체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그 지역 참여예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들어나는 거죠. 참여예산 사업 유형이 시 단위와 동 단위로 크게 나뉘는데, 동 단위에서도 실링액 구분을 계속 바뀌면서 동들이 계속 경쟁할 수 있게 해놨어요. 실링액이 고정되어 있으면 사업내용이나 운영방법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시흥시는 운영계획을 동마다 다 세워야 하고 참여예산 운영도 계획에 따라 다 해야해요. 그래서 회의가 엄청 많이 운영되고 있어요. 사업 하나만으로도 회의 수가 엄청 많죠. 지역회의에 예산만 주는 것이 아니라 책임이 높아지게 되니까 운영계획도 탄탄하게 세우고 담당 주무관과 면밀하게 소통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사업을 다변화하기 위한 부분을 담당자가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사업에 대한 질적 고민도 있어요. 예를 들어 지역회의 예산 안에서 공동체 사업 비중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편성하게 해놨는데, 매년 평가 회의 때 마다 공동체 사업 비중을 계속 끌어올렸어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규모가 커져서 실제 집행 가능성이나, 억지로 사업을 만들어야 하냐는 이야기도 나오게 되었죠. 이렇게 내부적으로 토론이 성숙해 지면서 비율에 관한 의무조항은 이제 없어진 것 같아요. 초기에는 지역회의를 운영할 때 이해를 함께 높여야 하고, 공동체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비율을 정해놓았던 거죠.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이해가 높아지게 되면서 사업 비율을 의무화하지 않아도 지역에서 그 논의가 가능해진 거죠. 이런 부분도 사업의 질적인 부분과 맞물리는 하나의 사례라고 봐요. 이런 다양한 고민을 위해 시흥에서는 다년도 사업을 도입한 적도 있어요. 이렇게 제도에서 다양한 변주를 하고 있다는 것을 사례로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시흥시가 제도 초기에 공동체 사업의 중요성도 이야기하고, 시설 사업을 못 하게 하기도 하고, 프로그램성 사업도 못 하게 하기도 하면서 사업내용적 고민에 대해 학습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곳과 다르게 시설개선 사업 중심으로 경직화되는 걸 피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계속해서 상황에 맞게 왔다 갔다 하면서 조정을 하는 거죠. 이런 과정이 지역에 맞는 운영 비전을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지역회의 활동강화를 위한 회의비 보상은 논의가 필요
지역회의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회의가 늘어난다고 해도 기본적인 회의비용 이외에 나머지 추가적인 회의에 대한 비용을 무조건 주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면 진행할 수 있는 회의가 한정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도 궁금해서 어제 지역회의에 가 보았는데 회의 끝나고 사인을 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는 회의비가 안 나간다는 거죠.
시흥시가 지역회의 운영 예산을 박하게 해 놓지는 않았어요. 어쨌든 시민들의 일상을 무리하게 사용하지는 않는 거죠. 기본적인 참여예산 위원회 회의에는 수당이 다 나가고 있어요. 저는 무조건 시민들이 무료로 참여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소한의 교통비와 같은 실비는 보전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참여하는 분들이 돈을 보고 오는 게 아니라 선의를 가지고 동네를 바꾸고 싶은 마음으로 오시기 때문에 실비 정도만 보장해 주고 그 기준은 논의를 통해 정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다만 초기에 회의비를 너무 높게 잡아 놓으면 나중에 변경하기 너무 어렵거든요. 전국적으로 참여예산 조례가 다 있는데 초기 표준모델을 그냥 가져오다 보니까 회의비도 그런 식으로 똑같이 편성하게 되는 것 같아요. 회의비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게 참여의 발목을 잡는 상황은 피해야 하는 것이죠.
최선은 참여예산 위원들이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연말 평가회의 등에서 운영비를 두고 올해 운영을 평가하면서 내년 회의는 어느 정도가 필요하고, 회의비는 어마가 적당할지 결정하면 되거든요. 근데 연말 평가회의를 잘 하는 곳은 가능하겠지만 하지 않는 곳도 많아서 쉽지 않을 것 같아요.회의비만이 아니라 참여 인센티브를 시에서 포인트로 줄 수 있는 방법들이 같이 검토되어야 해요. 그래야 참여하는 분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고 참여 효능감을 느끼면서 제도가 지속가능할 수 있어요.
참여예산 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행정의 노력
사업 숙의 과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행정 안에서도 TF 같은 구조가 필요하다고 인지한 것 같아요. 단순히 사업편성 기준에 따라 적격심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이 되게끔 하기 위한 논의 기구 같은 거죠.
올해 시흥시에서는 주민자치과, 행정과, 예산법무과가 TF를 만들어서 상반기에 매뉴얼을 만들 거라고 해요. 그래서 최대한 참여예산 사업 선정 기준을 객관화하고, 부서 협업을 통해 사업을 확정할 수 있게 만들어 보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것도 엄청난 발전이라고 생각해요. 시흥시는 참여예산 운영을 기획예산담당관에서 시작했어요. 예산부서 안에서도 힘 있는 부서에서 시작해서 주민자치과로 넘어온거죠. 그러다 보니 주민자치회와 연관될 수도 있게 된 거죠. 사업의 질에 대한 평가를 공무원들도 하게 되고, 시민들도 인지하면서 제도 운용에 이런 다양한 시도를 계속한다는 것이 중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들어요.
정보공개를 위한 아카이빙 구축
시흥시가 정보 제공 아카이빙을 홈페이지 구축을 통해 무척 잘했어요. 이 요구를 초기에 진짜 많이 했거든요. 아카이빙이 예산이 드는 것도 있는데 무엇보다 담당자의 의지와 노력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그 내용을 하나하나 다 입력해야 하거든요. 어쨌든 이렇게 초기에 구축을 해 놓으니까 그다음 담당자들도 홈페이지를 구축한 기술팀들하고 연계해서 홈페이지를 잘 관리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시흥시에서 진행했던 사업들을 다 찾아볼 수 있어요. 시흥시가 행안부에서 온라인 활용과 관련해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어요.
코로나 때에는 제안사업 설명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시민들이 그걸 보고 투표할 수 있게 했어요. 저도 그거 보고 투표했거든요. 근데 그 영상을 보면 형식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사업 제안자 및 담당자가 직접 PT를 통해 설명하는 식으로 제대로 만들었거든요. 이렇게 성실하게 온라인 집행을 해서 상을 받았구나라고 생각했죠.
행정과 주민 모두 제도 운영의 성실한 참여자
시흥시를 보면 동단위까지 참여예산 담당자가 공개되어 있는데 이전 시장이 3선을 하면서 이렇게 되었고, 그다음 시장도 이걸 크게 바꾸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공무원들도 우리 시는 이렇게 운영한다고 인지하고 그냥 더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대충하거나 쉽게 하려는 담당자들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사실 안 하고 싶은 담당자가 오기 시작하면 제도가 후퇴하는 것은 금방이거든요.
근데 담당 공무원뿐만 아니라 만난 시민들도 비슷해요. 시민들이 가진 선한 에너지를 전 계속 보았거든요. 시흥시를 보면 운영이 엄청 세련되고 그렇지는 않아요. 그런데 잘못 하시는 분도 없으니까 천천히 본인들의 호흡에 따라 계속 만들어 가시는 것 같아요.
주민들의 실질적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
진짜로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권한이 강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제도는 예산을 주민들에게 얼얼마를 참여예산으로 편성할 수 있게 하고, 그만큼 권한을 주었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죠. 참여가 중요한 정책 의제로 올라오면서 다들 그렇게 이야기는 하고 있는데, 실제 그런가라고 했을 때 형식적으로만 끝나는 곳들이 너무 많아요.
시흥시도 좋은 점들을 많이 이야기했지만, 사실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어요. 그게 뭐냐면 참여예산위원장이 여전히 부시장이고 부위원장이 시민위원장이에요. 그냥 운영할 때 보면 시흥시 행정이 권위적이거나 보수적이지 않아서 부시장이 왔을 때 시민의견을 많이 받으려고 하고,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게끔 하는 장점 때문에 그 구조를 못 버리고 있는 거예요. 부시장이 오니까 회의 때 담당 과장들도 다 배석을 하고요. 하지만 사실 민주적인 구조는 아닌 거죠. 여기서 행정의 입김이 강해지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행정에서 하향식으로 운영하지 않고, 시민참여예산위원회나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한 주제가 토론 테이블에 올라왔어요. 행정은 의견을 내지 않고 회의 주재만 하는 형태로 하다 보니 운영이 그나마 되는 건데 저는 좀 아쉽죠. 그냥 행정은 말 그대로 지원만 하고 시민들자체적으로 안건을 만들고 민주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면 실질적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겠지만 아직은 행정의 영향이 많은 거죠. 시흥시의 참여예산 제도가 힘을 가지고 여러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도 그나마 행정이 힘을 실어 주니까 계속되는 건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제대로 운영될 수 없는 구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최종 의회 심의과정에서의 개선도 필요
이번에 의회에서 예산 삭감을 많이 해서 지역회의에 갔는데 불만이 무척 많더라고요. 사유는 일반예산으로 편성할 사업을 왜 참여예산으로 했냐는 거죠. 한 지역회의 위원은 그렇게 삭감할 거면 시 일반예산 편성에 넣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이 부분은 앞서 예산 편성 시기에 사업부서에서 일반예산으로 갈 사업을 정리했어야 했는데 잘 안되다 보니 삭감되는 사업이 생긴 거죠. 이 과정을 시민들이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까 힘들게 논의한 사업을 삭감하고 일반예산에도 넣지 않으니 이제 화가 나는 거죠.
사실 이런 과정들도 시민들이 학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사례를 들었을 때 저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의원은 어쨌든 정당한 사유에 따라 예산 심의를 한 것이고, 그 제안사업 편성과정에서 미흡한 부분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니 이러한 부분은 컨설팅과 같은 부분으로 개선하면 될 것 같아요.
시민들이 만들어야 하는 참여예산 운영계획
저는 운영계획 자체를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고, 평가하고 다시 다음 운영계획을 만드는 과정을 시민위원회에서 자연스럽게 자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면 훌륭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사실 실질적 권한이고요.
사실 참여예산연구회에서 지원하게 되어있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고, 대부분 지역이 사실 연구회가 잘 운영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권한 자체가 처음부터 참여예산 위원회에 있고, 위원회에서 운영계획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요. 사실 아직 욕심일 수 있어요. 지금은 평가를 잘하고 그걸 바탕으로 담당자가 운영계획을 세우는 과정 정도만 잘하는 것도 필요하죠.
참여예산제도만을 위한 중간지원 조직이 필요할까?
저는 참여예산만을 지원하는 센터가 필요한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까 제가 주민자치와 참여예산이 통합해서 가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주민참여와 관련된 정책이 다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하나의 제도만을 위한 지원센터는 모순적이죠. 제도 자체는 다 통합해가고 있고, 활동하는 주민분들도 통합되어 가고 있는데, 지원하는 센터도 주민 참여 정책을 통합해서 지원하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업에는 지금 칸막이가 있지만 사실 그걸 제안하는 사람이나 살아가는 마을은 하나거든요. 그래서 주민참여정책을 통합해서 지원하는 중간지원 조직은 필요하고 제가 지금 여기 군포에 온 이유도 그거에요.
주민참여예산 운영현황이 지역 시민사회 현황의 바로미터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지역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면 지역의 시민사회 상황을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는 것 같아요. 참여예산제도에 지역 시민사회가 어느 정도 함께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지를 보면 지역 시민사회 에너지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시민사회의 성과라고 할 수 있을지는 저는 모르겠어요. 초창기에는 제도를 전국에서 다 시작하니까 다들 관심도 있고 새로운 내용이니까 지역 시민사회에서 다 같이 했는데, 한 3년 정도 지나면서 거의 다 나가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어느 지역에서 시민사회가 함께하고 있는지, 오랫동안 참여예산 제도에 함께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평가가 필요한 것 같아요.
시민사회가 함께하면서 제도의 질적 발전을 목도하고 있는 곳이 있다면 성과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이유가 있을 거 같아요. 뭔가 실망하거나 갈등이 있었던 거겠죠. 그러한 부분을 나중에 한 번 분석해 보고 싶은데 사실 비슷할 것 같아요. 여기 군포에 와 보니 희망제작소에서 있었을 때 보이지 않던 실제 상황이 더 명확하게 보이고, 각 단체에서 참여예산제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현실적인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사실 관심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혹은 관심 있는 지역 단체들이 있는 곳도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요.
2012년 시민사회가 한창 활발하게 관심을 가질 때와 지금 2022년 또 다르잖아요. 그리고 제도 운영의 10년의 과정과 맞물려 함께 봐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시민사회의 성과를 하나로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군포여성민우회의 사례
저는 지역에서 군포여성민우가 하는 활동 중 꼭 소개하고 싶은 사례가 있어요. 군포 여성민우회는 활동을 동과 매우 긴밀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민우회에서 찾아가는 참여예산교육을 하는데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동 주민자치회하고 동 지역회의와 연결해서 교육을 같이 하려고 시도했어요. 보니까 무척 구체적인 동 사업과 예산을 다 가지고 교육을 들어간 거예요. 이게 민우회이기 때문에 가능했거든요.
그냥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은 이렇게 못해요. 왜냐하면, 지역에 대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모르니까. 그런데 민우회에서는 그 동 지역의 현재 현안을 알고, 작년에 제안했던 사업 중 떨어진 것을 쫙 리스트로 만들어와서 다시 제안하는 형태로 교육을 운영했어요. 실제로 이 사업이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보시고 그 이유가 타당한지 확인하고, 실제 이게 필요하다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서 제안해야 하는지 이런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해서 호응이 무척 높았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주민자치회분들이 민우회에 대해 잘 모르고 반감도 있었는데, 너무 필요한 이야기를 맞춤형으로 해주니까 한 번 더 해달라는 요청도 많았거든요. 저는 이 사례는 지역의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역에 동마다 가서 그 동에 맞는 사업들만 가지고 이야기를 한 거죠. 이런 맞춤형 교육은 지역 시민사회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기에 더해서 소개하고 싶은 사례는 시민 강사양성이에요. 주민들의 동아리 형태든 모임 형태든 이런 부분이 참여하고 결부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민우회 같은 경우 일반회원 분들이 운동하려고 민우회에 온 분들은 많이 없어요. 그냥 알음알음 누가 참여예산 공부하는 모임을 한다고 해서 같이 가게 되는 거죠. 이분들이 모임 안에서 참여예산을 공부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을 하는지 트레이닝까지 받는 거죠. 그래서 참여한 분들이 직접 교안도 같이 만들고 시뮬레이션하고 현장까지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자체 사업으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군포시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지원 사업으로 시민 강사분들 스터디 과정을 지원해주기도 했어요. 이런 시민 강사 양성을 자체적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지역단체이기 가능했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근데 이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어요. 한 5년간 민우회가 참여예산 활동을 지원한건데, 지금까지는 교육정도만 담당했다면 지금 시장이 되면서 이 활동에 대해 인정해 주고 전체 참여예산 과정에 민우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비를 넓힌 거예요. 근데 제가 보기에 그 비용이 전체 예산 교육과정을 하기에 너무 적은 거죠. 그러다 보니 시민단체로서는 이 사업을 내년에도 할지 말지가 고민이 되는 거예요. 주객전도가 되는 거죠. 민우회로서는 원래 해야 할 고유 활동이 있는데, 참여예산 교육 분야가 너무 커지니까 버거워지기 시작하는 거죠. 그래도 이 사업을 접을 것 같지는 않아요.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기회가 되니까요.
향후 과제: 동네와 함께하는 시민사회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동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주민참여예산이 주민자치회랑 같이 가는 형태로 가야 하고 저는 그게 바람직하다고 보고요. 지금 참여예산을 시민사회에서 지원한다면 동네로 들어가 줘야 해요. 민우회가 한 것처럼 동네 지역 상황을 다루고 그걸 논의해줄 수 있는 단위를 만드는 것이 시민사회가 해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동네 사람들은 동네 안에서 이해관계가 있어서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없거든요. 시민사회가 이슈나 지향을 두고 동네에 가서 같이 의제를 들어봐 주고 공유하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단체의 활동이 주민들하고 연결되면 저는 이게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이게 진정성을 인정받고 자연스럽게 활동하다 보면 회원도 하시고 이렇게 되는 거거든요. 열심히 잘해서 주민들한테 공감대를 얻으면 당연히 회원으로도 연결이 되고 그러면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활동영역도 넓어져요. 그래서 동네로 들어가 줘야 하는 게 향후 과제라고 생각해요.
시민사회 단체에서 현실적으로 돌파하려고 하는 의지도 사실 잘 안 보여요. 예전에는 후원회원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시민들 만나서 뭘 하려고 했는데 시민들을 만나야 한다는 얘기 자체에 공감한다는 느낌을 덜 받는 거예요. 저희가 ‘그래도 시민들 많이 만나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 ‘만나서 뭘 해야지 단체에도 좋은 거 아니냐’ 라고 했을 때 다른 통로나 다른 루트로 오는 사업의 형태가 더 익숙해진 것 같아요.
활동의 형태는 당연히 지금 현재 상황에 맞게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옛날과 같은 형태로는 시민들이 안 움직이니까요. 그래서 바로는 안 될 것 같고 저는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고 단계가 좀 깊어졌을 때 후원회원 관리 같은 일들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어디까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이런 건 따로 고민해야 하는 문제일 것 같아요.
③ 오지은 군포공익활동 지원센터 사무국장
행정의 순환보직으로 역량이 확장한 시흥시 사례
참여예산이 의무화 된 지 10년이 되었는데 시흥은 1년 늦게 시작했어요. 그때 담당자 분이 저희를 찾아오셔서 제대로 참여예산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시흥시와 인연이 되었습니다. 이제 10년이 지나서 보면 결과적으로 행정 담당자들의 제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전체적으로 확산되었어요. 제가 왜 10년 전 담당자 이야기를 하냐면 얼마 전에 동 지역회의에서 컨설팅해달라고 해서 갔는데 지역회의 사무장이 저를 알고 계시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제가 시흥시 초기 예산학교와 한마당 사업을 논의할 때 담당자 옆에 계셨던 분이었습니다. 시흥시는 시와 동지역 사이에 순환보직이 잘 되고 있고, 초기 주무관이었던 분들이 팀장급으로 되면서 행정 담당자분들의 이해도와 인지도도 무척 높아지게 된 것이죠. 더불어 시에서 참여예산을 담당했던 분들이 제도에 대한 이해와 권한을 가지고 가니까 실행력이 높아지는 부분도 있죠. 이 부분은 최근 몇 년간 계속 느끼고 있는 부분이에요. 담당자가 계속 바뀌거든요. 시흥시는 담당 주무관끼리 인수인계를 세밀하게 잘 하지는 않는데, 앞에 있는 내용을 참고하고 학습하려는 의지가 높아요. 그러다 보니 이전에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걸 학습해서 다른 부분을 문의하시는 거죠.
실링액으로 대표되는 시흥시의 지역회의 강화모델
제가 시흥시 사례를 외부에 소개할 때 지역회의 강화모델이라고 많이 이야기했어요. 그때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진 건 지역별 실링액이었어요. 근데 그 실링이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고 지역별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 하나르 무조건 선정해 주는 것으로 시작한거죠. 지역마다 박탈감이 없게 하려고 했던 건데 이제 각 동 마다 2억 원의 금액을 주게 된 거죠. 지역마다 2억 원을 부여한 거니까 지역회의의 권한이 된거죠. 잘 몰랐던 동네들도 예산이 생기니까 그걸 쓰기 위해 학습하고 운영계획을 세우면서 참여예산을 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역량강화도 같이 되기 시작한 거예요. 지금은 주민자치회와 연계 통합과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참여예산-주민자치회 통합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아직 참여예산과 주민자치회가 완전히 통합되지는 않았어요. 현재 그 과정을 크게 3단계로 분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완전히 통합이 이루어진 곳, 통합을 단기적으로 진행할 곳, 장기계획을 갖고 접근할 곳. 이렇게 올해 참여예산제 운영계획에 동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동 주민자치회와 통합운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주민자치회 분과 운영 현황을 3단계로 구분해 두었어요. 그래서 점차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와 주민자치회가 통합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죠.
사실 시흥시 내부적으로 통합에 대한 갈등이 많아요. 무척 예민했던 거죠. 이건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예요. 주민자치회나 지역회의나 활동을 하다보면 기득권이 생기기 때문이죠. 참여예산 지역회의도 처음 모집했을 때 기존의 활동했던 주민들이 아닌 새로운 분들이 따로 모이셨던 거에요. 일부 지역에서 많이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분들로만 채워지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 지역회의도 10년이 되면서 여기도 하나의 위원회처럼 된 거죠. 그러다 보니 통합을 어떻게 하느냐가 무척 예민한 문제인거죠.
저희가 3년 전에 통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때 지역회의 대표로 오신 분이 자기는 지역 주민자치위원회도 하고 있어서 통합이 좋으리라는 것을 당사자로서 설득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쉽지 않은 문제일 거라고 무척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결국, 몇 년 걸려서 좋은 취지를 설명하고 양 자간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작년에 단계적으로 통합해 가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어요.
2022년 운영계획을 보면 단계별로 통합단계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요. 그리고 분과현황을 보면 참여예산을 주민자치회 안에 분과를 만드는 모델로 제안을 하는 거죠. 그래서 통합 앞 단계에서는 과도기적으로 주민자치회 위원 2명을 무조건 참여예산 위원으로 추천하게 해놨어요. 그러면서 단계적으로 주민자치회와 참여예산이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드는 거죠. 이런 식으로 주민자치회에서 추천하는 2명이 주민참여예산 위원회에 참여하게 하면서 단계적으로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 있어요.
이 부분은 참여예산 도입 초창기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거든요. 근데 10년이 되어 가다 보니 제도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참여하는 공무원들도, 시민들도 좀 넓어졌죠. 그러면서 주민자치회라는 개념도 참여예산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좀 쉬워진 면이 있어요. 전 이게 엄청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2011년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주민 참여라는 개념 자체가 너무 낯설었어요. 근데 민선 5기부터 7기까지 오는 동안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대되고 심지어 제도가 통합적으로 고민되는 과정까지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에서 정리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해요. 빨리하려고 하면 안 되거든요. 당연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시흥시가 그나마 가능했던 것은 먼저 지역회의를 강화하고, 지역회의 위원장들이 참여에 대한 이해를 단계적으로 높이면서 지역회의에서 하는 것과 주민자치회에서 하는 마을계획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죠.
지역회의 권한 강화를 어떻게 할까?
지역회의 권한강화 부분은 꼭 잘 설명하고 싶어요. 어느 지역이나 참여예산 운영계획이 바뀌는데 예산 편성 규모 자체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그 지역 참여예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들어나는 거죠. 참여예산 사업 유형이 시 단위와 동 단위로 크게 나뉘는데, 동 단위에서도 실링액 구분을 계속 바뀌면서 동들이 계속 경쟁할 수 있게 해놨어요. 실링액이 고정되어 있으면 사업내용이나 운영방법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시흥시는 운영계획을 동마다 다 세워야 하고 참여예산 운영도 계획에 따라 다 해야해요. 그래서 회의가 엄청 많이 운영되고 있어요. 사업 하나만으로도 회의 수가 엄청 많죠. 지역회의에 예산만 주는 것이 아니라 책임이 높아지게 되니까 운영계획도 탄탄하게 세우고 담당 주무관과 면밀하게 소통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사업을 다변화하기 위한 부분을 담당자가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사업에 대한 질적 고민도 있어요. 예를 들어 지역회의 예산 안에서 공동체 사업 비중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편성하게 해놨는데, 매년 평가 회의 때 마다 공동체 사업 비중을 계속 끌어올렸어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규모가 커져서 실제 집행 가능성이나, 억지로 사업을 만들어야 하냐는 이야기도 나오게 되었죠. 이렇게 내부적으로 토론이 성숙해 지면서 비율에 관한 의무조항은 이제 없어진 것 같아요. 초기에는 지역회의를 운영할 때 이해를 함께 높여야 하고, 공동체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비율을 정해놓았던 거죠.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이해가 높아지게 되면서 사업 비율을 의무화하지 않아도 지역에서 그 논의가 가능해진 거죠. 이런 부분도 사업의 질적인 부분과 맞물리는 하나의 사례라고 봐요. 이런 다양한 고민을 위해 시흥에서는 다년도 사업을 도입한 적도 있어요. 이렇게 제도에서 다양한 변주를 하고 있다는 것을 사례로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시흥시가 제도 초기에 공동체 사업의 중요성도 이야기하고, 시설 사업을 못 하게 하기도 하고, 프로그램성 사업도 못 하게 하기도 하면서 사업내용적 고민에 대해 학습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곳과 다르게 시설개선 사업 중심으로 경직화되는 걸 피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계속해서 상황에 맞게 왔다 갔다 하면서 조정을 하는 거죠. 이런 과정이 지역에 맞는 운영 비전을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지역회의 활동강화를 위한 회의비 보상은 논의가 필요
지역회의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회의가 늘어난다고 해도 기본적인 회의비용 이외에 나머지 추가적인 회의에 대한 비용을 무조건 주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면 진행할 수 있는 회의가 한정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도 궁금해서 어제 지역회의에 가 보았는데 회의 끝나고 사인을 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는 회의비가 안 나간다는 거죠.
시흥시가 지역회의 운영 예산을 박하게 해 놓지는 않았어요. 어쨌든 시민들의 일상을 무리하게 사용하지는 않는 거죠. 기본적인 참여예산 위원회 회의에는 수당이 다 나가고 있어요. 저는 무조건 시민들이 무료로 참여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소한의 교통비와 같은 실비는 보전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참여하는 분들이 돈을 보고 오는 게 아니라 선의를 가지고 동네를 바꾸고 싶은 마음으로 오시기 때문에 실비 정도만 보장해 주고 그 기준은 논의를 통해 정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다만 초기에 회의비를 너무 높게 잡아 놓으면 나중에 변경하기 너무 어렵거든요. 전국적으로 참여예산 조례가 다 있는데 초기 표준모델을 그냥 가져오다 보니까 회의비도 그런 식으로 똑같이 편성하게 되는 것 같아요. 회의비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게 참여의 발목을 잡는 상황은 피해야 하는 것이죠.
최선은 참여예산 위원들이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연말 평가회의 등에서 운영비를 두고 올해 운영을 평가하면서 내년 회의는 어느 정도가 필요하고, 회의비는 어마가 적당할지 결정하면 되거든요. 근데 연말 평가회의를 잘 하는 곳은 가능하겠지만 하지 않는 곳도 많아서 쉽지 않을 것 같아요.회의비만이 아니라 참여 인센티브를 시에서 포인트로 줄 수 있는 방법들이 같이 검토되어야 해요. 그래야 참여하는 분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고 참여 효능감을 느끼면서 제도가 지속가능할 수 있어요.
참여예산 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행정의 노력
사업 숙의 과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행정 안에서도 TF 같은 구조가 필요하다고 인지한 것 같아요. 단순히 사업편성 기준에 따라 적격심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이 되게끔 하기 위한 논의 기구 같은 거죠.
올해 시흥시에서는 주민자치과, 행정과, 예산법무과가 TF를 만들어서 상반기에 매뉴얼을 만들 거라고 해요. 그래서 최대한 참여예산 사업 선정 기준을 객관화하고, 부서 협업을 통해 사업을 확정할 수 있게 만들어 보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것도 엄청난 발전이라고 생각해요. 시흥시는 참여예산 운영을 기획예산담당관에서 시작했어요. 예산부서 안에서도 힘 있는 부서에서 시작해서 주민자치과로 넘어온거죠. 그러다 보니 주민자치회와 연관될 수도 있게 된 거죠. 사업의 질에 대한 평가를 공무원들도 하게 되고, 시민들도 인지하면서 제도 운용에 이런 다양한 시도를 계속한다는 것이 중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들어요.
정보공개를 위한 아카이빙 구축
시흥시가 정보 제공 아카이빙을 홈페이지 구축을 통해 무척 잘했어요. 이 요구를 초기에 진짜 많이 했거든요. 아카이빙이 예산이 드는 것도 있는데 무엇보다 담당자의 의지와 노력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그 내용을 하나하나 다 입력해야 하거든요. 어쨌든 이렇게 초기에 구축을 해 놓으니까 그다음 담당자들도 홈페이지를 구축한 기술팀들하고 연계해서 홈페이지를 잘 관리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시흥시에서 진행했던 사업들을 다 찾아볼 수 있어요. 시흥시가 행안부에서 온라인 활용과 관련해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어요.
코로나 때에는 제안사업 설명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시민들이 그걸 보고 투표할 수 있게 했어요. 저도 그거 보고 투표했거든요. 근데 그 영상을 보면 형식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사업 제안자 및 담당자가 직접 PT를 통해 설명하는 식으로 제대로 만들었거든요. 이렇게 성실하게 온라인 집행을 해서 상을 받았구나라고 생각했죠.
행정과 주민 모두 제도 운영의 성실한 참여자
시흥시를 보면 동단위까지 참여예산 담당자가 공개되어 있는데 이전 시장이 3선을 하면서 이렇게 되었고, 그다음 시장도 이걸 크게 바꾸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공무원들도 우리 시는 이렇게 운영한다고 인지하고 그냥 더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대충하거나 쉽게 하려는 담당자들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사실 안 하고 싶은 담당자가 오기 시작하면 제도가 후퇴하는 것은 금방이거든요.
근데 담당 공무원뿐만 아니라 만난 시민들도 비슷해요. 시민들이 가진 선한 에너지를 전 계속 보았거든요. 시흥시를 보면 운영이 엄청 세련되고 그렇지는 않아요. 그런데 잘못 하시는 분도 없으니까 천천히 본인들의 호흡에 따라 계속 만들어 가시는 것 같아요.
주민들의 실질적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
진짜로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권한이 강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제도는 예산을 주민들에게 얼얼마를 참여예산으로 편성할 수 있게 하고, 그만큼 권한을 주었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죠. 참여가 중요한 정책 의제로 올라오면서 다들 그렇게 이야기는 하고 있는데, 실제 그런가라고 했을 때 형식적으로만 끝나는 곳들이 너무 많아요.
시흥시도 좋은 점들을 많이 이야기했지만, 사실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어요. 그게 뭐냐면 참여예산위원장이 여전히 부시장이고 부위원장이 시민위원장이에요. 그냥 운영할 때 보면 시흥시 행정이 권위적이거나 보수적이지 않아서 부시장이 왔을 때 시민의견을 많이 받으려고 하고,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게끔 하는 장점 때문에 그 구조를 못 버리고 있는 거예요. 부시장이 오니까 회의 때 담당 과장들도 다 배석을 하고요. 하지만 사실 민주적인 구조는 아닌 거죠. 여기서 행정의 입김이 강해지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행정에서 하향식으로 운영하지 않고, 시민참여예산위원회나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한 주제가 토론 테이블에 올라왔어요. 행정은 의견을 내지 않고 회의 주재만 하는 형태로 하다 보니 운영이 그나마 되는 건데 저는 좀 아쉽죠. 그냥 행정은 말 그대로 지원만 하고 시민들자체적으로 안건을 만들고 민주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면 실질적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겠지만 아직은 행정의 영향이 많은 거죠. 시흥시의 참여예산 제도가 힘을 가지고 여러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도 그나마 행정이 힘을 실어 주니까 계속되는 건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제대로 운영될 수 없는 구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최종 의회 심의과정에서의 개선도 필요
이번에 의회에서 예산 삭감을 많이 해서 지역회의에 갔는데 불만이 무척 많더라고요. 사유는 일반예산으로 편성할 사업을 왜 참여예산으로 했냐는 거죠. 한 지역회의 위원은 그렇게 삭감할 거면 시 일반예산 편성에 넣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이 부분은 앞서 예산 편성 시기에 사업부서에서 일반예산으로 갈 사업을 정리했어야 했는데 잘 안되다 보니 삭감되는 사업이 생긴 거죠. 이 과정을 시민들이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까 힘들게 논의한 사업을 삭감하고 일반예산에도 넣지 않으니 이제 화가 나는 거죠.
사실 이런 과정들도 시민들이 학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사례를 들었을 때 저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의원은 어쨌든 정당한 사유에 따라 예산 심의를 한 것이고, 그 제안사업 편성과정에서 미흡한 부분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니 이러한 부분은 컨설팅과 같은 부분으로 개선하면 될 것 같아요.
시민들이 만들어야 하는 참여예산 운영계획
저는 운영계획 자체를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고, 평가하고 다시 다음 운영계획을 만드는 과정을 시민위원회에서 자연스럽게 자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면 훌륭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사실 실질적 권한이고요.
사실 참여예산연구회에서 지원하게 되어있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고, 대부분 지역이 사실 연구회가 잘 운영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권한 자체가 처음부터 참여예산 위원회에 있고, 위원회에서 운영계획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요. 사실 아직 욕심일 수 있어요. 지금은 평가를 잘하고 그걸 바탕으로 담당자가 운영계획을 세우는 과정 정도만 잘하는 것도 필요하죠.
참여예산제도만을 위한 중간지원 조직이 필요할까?
저는 참여예산만을 지원하는 센터가 필요한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까 제가 주민자치와 참여예산이 통합해서 가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주민참여와 관련된 정책이 다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하나의 제도만을 위한 지원센터는 모순적이죠. 제도 자체는 다 통합해가고 있고, 활동하는 주민분들도 통합되어 가고 있는데, 지원하는 센터도 주민 참여 정책을 통합해서 지원하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업에는 지금 칸막이가 있지만 사실 그걸 제안하는 사람이나 살아가는 마을은 하나거든요. 그래서 주민참여정책을 통합해서 지원하는 중간지원 조직은 필요하고 제가 지금 여기 군포에 온 이유도 그거에요.
주민참여예산 운영현황이 지역 시민사회 현황의 바로미터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지역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면 지역의 시민사회 상황을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는 것 같아요. 참여예산제도에 지역 시민사회가 어느 정도 함께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지를 보면 지역 시민사회 에너지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시민사회의 성과라고 할 수 있을지는 저는 모르겠어요. 초창기에는 제도를 전국에서 다 시작하니까 다들 관심도 있고 새로운 내용이니까 지역 시민사회에서 다 같이 했는데, 한 3년 정도 지나면서 거의 다 나가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어느 지역에서 시민사회가 함께하고 있는지, 오랫동안 참여예산 제도에 함께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평가가 필요한 것 같아요.
시민사회가 함께하면서 제도의 질적 발전을 목도하고 있는 곳이 있다면 성과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이유가 있을 거 같아요. 뭔가 실망하거나 갈등이 있었던 거겠죠. 그러한 부분을 나중에 한 번 분석해 보고 싶은데 사실 비슷할 것 같아요. 여기 군포에 와 보니 희망제작소에서 있었을 때 보이지 않던 실제 상황이 더 명확하게 보이고, 각 단체에서 참여예산제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현실적인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사실 관심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혹은 관심 있는 지역 단체들이 있는 곳도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요.
2012년 시민사회가 한창 활발하게 관심을 가질 때와 지금 2022년 또 다르잖아요. 그리고 제도 운영의 10년의 과정과 맞물려 함께 봐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시민사회의 성과를 하나로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군포여성민우회의 사례
저는 지역에서 군포여성민우가 하는 활동 중 꼭 소개하고 싶은 사례가 있어요. 군포 여성민우회는 활동을 동과 매우 긴밀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민우회에서 찾아가는 참여예산교육을 하는데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동 주민자치회하고 동 지역회의와 연결해서 교육을 같이 하려고 시도했어요. 보니까 무척 구체적인 동 사업과 예산을 다 가지고 교육을 들어간 거예요. 이게 민우회이기 때문에 가능했거든요.
그냥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은 이렇게 못해요. 왜냐하면, 지역에 대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모르니까. 그런데 민우회에서는 그 동 지역의 현재 현안을 알고, 작년에 제안했던 사업 중 떨어진 것을 쫙 리스트로 만들어와서 다시 제안하는 형태로 교육을 운영했어요. 실제로 이 사업이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보시고 그 이유가 타당한지 확인하고, 실제 이게 필요하다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서 제안해야 하는지 이런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해서 호응이 무척 높았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주민자치회분들이 민우회에 대해 잘 모르고 반감도 있었는데, 너무 필요한 이야기를 맞춤형으로 해주니까 한 번 더 해달라는 요청도 많았거든요. 저는 이 사례는 지역의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역에 동마다 가서 그 동에 맞는 사업들만 가지고 이야기를 한 거죠. 이런 맞춤형 교육은 지역 시민사회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기에 더해서 소개하고 싶은 사례는 시민 강사양성이에요. 주민들의 동아리 형태든 모임 형태든 이런 부분이 참여하고 결부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민우회 같은 경우 일반회원 분들이 운동하려고 민우회에 온 분들은 많이 없어요. 그냥 알음알음 누가 참여예산 공부하는 모임을 한다고 해서 같이 가게 되는 거죠. 이분들이 모임 안에서 참여예산을 공부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을 하는지 트레이닝까지 받는 거죠. 그래서 참여한 분들이 직접 교안도 같이 만들고 시뮬레이션하고 현장까지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자체 사업으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군포시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지원 사업으로 시민 강사분들 스터디 과정을 지원해주기도 했어요. 이런 시민 강사 양성을 자체적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지역단체이기 가능했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근데 이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어요. 한 5년간 민우회가 참여예산 활동을 지원한건데, 지금까지는 교육정도만 담당했다면 지금 시장이 되면서 이 활동에 대해 인정해 주고 전체 참여예산 과정에 민우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비를 넓힌 거예요. 근데 제가 보기에 그 비용이 전체 예산 교육과정을 하기에 너무 적은 거죠. 그러다 보니 시민단체로서는 이 사업을 내년에도 할지 말지가 고민이 되는 거예요. 주객전도가 되는 거죠. 민우회로서는 원래 해야 할 고유 활동이 있는데, 참여예산 교육 분야가 너무 커지니까 버거워지기 시작하는 거죠. 그래도 이 사업을 접을 것 같지는 않아요.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기회가 되니까요.
향후 과제: 동네와 함께하는 시민사회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동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주민참여예산이 주민자치회랑 같이 가는 형태로 가야 하고 저는 그게 바람직하다고 보고요. 지금 참여예산을 시민사회에서 지원한다면 동네로 들어가 줘야 해요. 민우회가 한 것처럼 동네 지역 상황을 다루고 그걸 논의해줄 수 있는 단위를 만드는 것이 시민사회가 해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동네 사람들은 동네 안에서 이해관계가 있어서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없거든요. 시민사회가 이슈나 지향을 두고 동네에 가서 같이 의제를 들어봐 주고 공유하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단체의 활동이 주민들하고 연결되면 저는 이게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이게 진정성을 인정받고 자연스럽게 활동하다 보면 회원도 하시고 이렇게 되는 거거든요. 열심히 잘해서 주민들한테 공감대를 얻으면 당연히 회원으로도 연결이 되고 그러면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활동영역도 넓어져요. 그래서 동네로 들어가 줘야 하는 게 향후 과제라고 생각해요.
시민사회 단체에서 현실적으로 돌파하려고 하는 의지도 사실 잘 안 보여요. 예전에는 후원회원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시민들 만나서 뭘 하려고 했는데 시민들을 만나야 한다는 얘기 자체에 공감한다는 느낌을 덜 받는 거예요. 저희가 ‘그래도 시민들 많이 만나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 ‘만나서 뭘 해야지 단체에도 좋은 거 아니냐’ 라고 했을 때 다른 통로나 다른 루트로 오는 사업의 형태가 더 익숙해진 것 같아요.
활동의 형태는 당연히 지금 현재 상황에 맞게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옛날과 같은 형태로는 시민들이 안 움직이니까요. 그래서 바로는 안 될 것 같고 저는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고 단계가 좀 깊어졌을 때 후원회원 관리 같은 일들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어디까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이런 건 따로 고민해야 하는 문제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