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라이프에 도전하라~ 1탄! : 헤어왁스 안쓰고 한달 버티면 무슨 일이?

2009-10-09


글에 들어가기 앞서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카메라 메모리에 이상이 있어 일부 파일이 손상되었고 이 과정에서 1주일간 찍었던 머리상태 사진이 한장밖에 안남아 시간순서에 따른 정확한 결과물을 보여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그 한장도 흔들렸다는.....)

아름답고 공정하며 착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페어라이프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유용될 수 있는 지 몇가지 실험을 해보고자 제맘대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거나 가족, 친구들을 동반한 체감형 실험을 장기간에 걸쳐 시도하고자 합니다.

이미 여러번 미디어에서 소개된 '하나의 편리함을 포기해 더 큰 것을 얻자'라는 식상한 공익다큐의 포멧을 그대로 살리면서 '진짜 좋기만 한 것일까?'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문을 풀어보기 위한 과정이 될 것입니다.

그 첫번째로 개인적으로 아침일과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헤어스타일 정리를 포기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도전은 거창하게도 생활속에서 수자원 낭비와 수질오염을 줄여보고 그것을 수치화 하겠다라는 목표로 약 1.5개월 전부터 시작했습니다.

전 머리카락이 뻣뻣하고 붕 뜨는 터라 아침에 헤어왁스를 바르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항상 깔끔하게 보여야 한다는 약간의 결벽증때문 인지 매일 아침엔 왁스로 머리를 정리하는 게 습관처럼 배어있었습니다.

 (っ´∀`)っ 헤헤~제가 편안하게 헤어스타일을 만들어주는 헤어왁스이옵니다.
다만 물과 돈을 좀 쓰게 할 뿐이죠.

나이가 들어가며 머리카락도 가늘어지고 숱도 점점 줄어드는 터라 이번 기회에 한번 머리상태도 복원(?!)시켜보자는 흑심도 있었습니다.
일단 결과물을 보시면.....

( ´Д`)=з 하아.......사진이 이것밖에 없어 죄송할 뿐입니다.

머리카락 빠지는 것이 좀 줄어들긴 하더군요.
하루에 빠지는 양을 측정하고자 작정하고 집안의 동선도 줄이고(그래봤자 안방 컴퓨터의자와 욕실) 청소하고 나서 하루 지난 후에 세어봤는데 왁스 사용 때는 7~80가닥 정도 주웠는데 사용을 안하고 미사용 시 측정땐 정확하게 5~60가닥 정도를 주웠습니다. 20 여개를 이득 본 거죠. 게다가 머리감는 횟수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게다가 아침에 머리정리하느라 드는 시간이 없어 좀더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게 되었습죠~

머리가 이렇게 풍성해진 느낌이 듭니다.  (゚ー゚) 훗~


그럼 수자원 절약측면은 어떤 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이 바가지는 집에서 쓰는 것입니다.
이걸로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합니다. 사실 샤워기를 사용하고 싶지만 구조상 샤워기 설치가 어려운 터라 바가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측정을 해보니 사진과 같이 바가지로 물을 한번 뜨면 약 1240ml의 물을 쓰게 됩니다.

이것이 한 바가지를 측정한 양입니다. 위 사진에 있는 문구는 그냥 참고만 하시면 됩니다. 참고만......

머리를 적실 때 보통 2회 정도 쓰는데 왁스를 사용한 날이면 3회 정도가 필요하므로 약 3720ml을 쓰게 됩니다.
손을 씻는데 약 600ml, 머리를 헹구는데 4~5회 정도이니 약 6200ml를 사용한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머리를 1회 감을 때 10520ml 즉 10리터가 좀 넘는 물을 쓰는 것입니다.

여기에 왁스를 바른 후 손을 씻는 물 사용량(대략 한번 손 씻을 때 3바가지 분량 3720ml)을 추가해서 1일 총 사용량을 계산하면 14240ml, 즉 14리터의 물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매일 감았으니 계산해보면 실로 어마어마한 양을 쓴 것이죠. (이 글을 쓰면서도 물절약한다고 양변기에 벽돌과 PET병 넣고 온갖 잡스런 일을 했던 제 행동의 부질없음에 허탈한 상황입니다.)

머리한번 감는데 이런 걸 7개나 사용한 것입니다. 돈으로 따지면 9800원!

왁스를 쓰지 않는 날을 측정해보니 머리를 적시는 덴 1회, 헹구는 데 4~5회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약 7440ml를 소요하니 왁스를 사용했을 때보다 30% 물 사용량이 줄었습니다.
왁스를 사용하지 않으니까 머리에서 냄새가 나거나 뭉치거나 하지 않아서 매일 감을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실제 물 사용량은 획기적(?!)으로 줄인 것입니다.

수치상으로 비교해보자면

왁스 사용 시 머리감은 횟수와 물의 양: 1주일 간 7회 99680ml
왁스 미 사용 시 머리감은 횟수와 물의 양: 1주일 간 3회 22320ml


1주일간의 양으로 따져도 거의 80% 가깝게 물 사용량이 줄었습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놀라운 결과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간단하게만 계산하면 1년이면 엄청난 양의 물을 절약할 수 있고 생활하수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예상됩니다.

다만 지저분한 헤어스타일로 다니며 타인의 눈을 괴롭힐 수 있으므로 다음 숙제는 저 헤어왁스를 대체하면서 환경오염과 물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 될 듯합니다.


최종적인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긍정적 측면 : 물사용량이 획기적으로 준다. 환경오염도 준다. 모발건강에 좋고 아침시간이 좀 여유로와진다. 궁극적으로 왁스구매비용을 아낄 수 있다.

부정적 측면 : 타인의 시야를 어지럽히는 헤어스타일 완성, 단정치 못한 헤어스타일로 인한 부모님과 친구들의 원성, 물을 묻혀도 원형보존의 극렬한 저항을 보이는 새집과 삐침머리들.

이 정도입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될 지 모르지만 한동안 긍정적인 측면만을 생각하면서 왁스의 사용횟수를 현저히 줄여볼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시게 될 지 궁금하네요. ^^


* 본 실험은 지극히 개인적인 실험이므로 다른 분들의 견해나 실험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기타(라고 해야할 지....)===============================

천연비누 효과
왁스를 안쓴 처음 1주일간은 머리를 고정(?!)시키느라 고생했지만 그 기간이 지나자 2~3일에 한번 감아도 머리에서 냄새가 나거나 번들거리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찰랑찰랑해진 머리결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시작하기 2주 전부터 천연비누로 머리를 감아왔는데 일반비누와 좀 차이를 보였습니다.

본 행사에 사용된 천연비누. 숙성된 지 3개월이 넘은 페어라이프 제품입니다.
써보실 분은 시민행동 사무실에 놀러오시면 5분께 선착순으로 선물해드리겠습니다~


천연비누는 두피가 건조해지지 않았고 비누기가 남는 듯한 잔존감도 없어 적은 물로도 잘 헹굴 수 있었고 씻은 후에도 상쾌한 기분을 만들어줬습니다. 또한 12시간 후에는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되기 때문에 환경을 생각하는 저의 따뜻한 마음이 자연에 전해지는 듯합니다.     ((-。-;) 죄...죄송합니다. 쓰다보니......)


* 다음도전 예고!!!(11월)
다음도전은 포장지가 없는 식재료와 간식으로 1개월 버티기에 도전해볼 예정입니다. 가계부와 쓰레기배출량을 통해 얼마나 절약할 수 있었고 어떤 효과가 있었는 지를 측정해볼까 합니다.
이를 위해 혹시 집에 바퀴가 달려 끌고다닐 수 있어 편리한 장바구니가 여러개 있어 한개쯤 기증해 주실 분이 계시다면 시민행동 로이 앞으로 보내주세요~(도와주십시요~ ●█▀█▄~)

추천하고 싶은 도전 아이디어 있으신 분은 글 남겨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뭔가 드려야겠지요? ^^



추가1 : 알리고 알리고 또 알리자.
페어라이프 워크샾에서 천연비누를 만든 이유는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을 직접 써보고 나누는 생활습관을 만들고자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까진 일단 만들어서 체험하는데 집중하다보니 알리는 것에 무척이나 소홀했습니다. 앞으론 이렇게 포스팅과 수다를 통해 좋은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동참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0゚)/ 아자!


추가2 : 샤워기의 위력
샤워기가 있는 집에 부탁해서 머리를 감아봤습니다. 
머리를 적실 때에는 왁스를 안쓴 날엔 500ml, 사용한 날이어도 700ml였으며 헹굴 때는 약 2300ml의 물을 사용했습니다.

내가 물아끼는 데 1등공신인 샤워기일세. 하지만 날 계속 켜놓고 사용하면 말짱 헛일이지~

머리를 1회 감았을 때 3리터의 물을 사용한 것이고 절수형 샤워기를 사용했을 때의 절감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 예상됩니다. (시중에 나온 절수형 샤워기중 대부분이 수압이 낮은 것이 많아 사용 시 절수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으니 수압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결과를 보고나서 10월안으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절수형 샤워기를 설치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로이입니다.



다 쓰고 나니 아쉬워서 마지막 짤방 하나 남깁니다.

포스팅 하면서 먹은 것입니다.(사진은 며칠전 것인데 똑같이 먹어줬습니다.)
왼쪽은 라즈베리 푸딩, 오른쪽은 집에서 만든 커스타드 푸딩입니다. 일 끝난 후의 푸딩이 아주 맛나더라구요~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