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생리대워크숍] '만행'과 함께하는 초겨울특집 면생리대 워크숍 후기 by 로이

2009-11-24

11월 21일 늦은 8시. 이 이후에 작성하게 될 페어라이프의 또다른 워크샵 '착한나눔'을 마치고 천천히 노량진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망원-홍대-신도림-노량진-마을버스타고 중대병원입구까지 왔습니다.
만행의 아지트인 '행간'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자 온 문자의 내용이 이러했습니다.

'중대병원바라보며왼쪽길로 ->훼미리마트골목안으로->직진하다오른쪽원광부동산서좌회전->한강미용실,깐느헤어클럽지나우회전->그길따라쭉올라오면->명수빌라앞골목안으로들어와우회전하고골목끝집'

저에겐 그 문자가 마치 보물지도같았습니다.
어떤 분들과 만나게 될까, 어떤 배움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알려주신 길을 따라 행간을 찾아갔습니다.


가자마자 도착한 행간에서는 대안생리대 워크샵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환영해주시니 멍해졌던 정신이 화들짝 깨더군요~ 작지만 웃음과 생각이 넘쳐나는 느낌이었습니다.
행간은 제가 대학시절 아지트라 말하던 열심히 공부하는 동기의 자취방 또는 동아리방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친절히 대안생리대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중인 만효입니다.
사실 이 이후로는 만드는 것을 지원하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보시는 사진 이후로는 다들 다리도 펴지 못한 상황일 정도로 빡빡하게 끼어 앉아서 대안생리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쓸 것, 여친에게 선물할 것, 누군가에게 기증할 것......
만드는 동안 먹거리도 오가고 농담과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고가며 만드는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실없는 농담으로 여러번 분위기가 냉각되었지만 이겨내시는 만행분들을 보면서 젊지만 내공은 만만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안생리대를 만드는 경험은 세번째여서 인 지 이젠 다른 사람의 실수를 예방할 수 있는 경지(?!)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패드가 될 소재를 자르고 각자의 대안생리대 보관 및 세탁의 노하우도 전수하기도 하고 바느질의 달인을 보면서 부러워도 했습니다.

한명한명 완성시킬 때마다 행간은 환호와 박수소리 가득 찼습니다.
이윽고 10시가 될 즈음 슬슬 마무리하기 시작했고 독특한 만행만의 마무리가 들어갔습니다.

인디안스텝을 원형으로 밟으면서 그날 워크샾진행하느라 고생한 만효에게 '사랑해~♡'를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일어서자 좁았던 실내가 더욱 꽉차보였습니다. 이윽고 인디안스텝이 들어가고 마지막에 '만효~ 사랑해~'하자 만효의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끝나고 용산역으로 가는 길에 제 마음속에는 이곳을 진작 오질 않았었나 하는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먹을 것을 사들고 조만간 또 한번 갈 곳이 생겨서 여간 기쁘지 않네요. 개인으로 생각이 정체되어 있었고 실수로 인해 마음에 답답함이 가득했는데 만행의 멋진 분들을 보면서 조금은 아물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행과 함께 무언가 할 꿈을 꾸면서 후기를 종결지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