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KEDI)이라는 곳에서 보고서를 발간하였네요.
2009년 한국 성인의 평생학습 실태라는 보고서인데요, 보고서 상에서 평생학습에 대한 정의를 찾기가 어려워서 처음부터 벽에 부딪쳤습니다. 내용상으로는 아마도 초/중/고/대로 이어지는 일련의 교육과정이 끝난 후 어떤 형태로든 새롭게 공부를 하게 되는 경우를 평생학습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열 명 중 세 명이 어떤 형태로든 공부를 하고, 백 명 중 네 명이 '학교'를 다닙니다.
2009년도 한국 성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28.0%, 그 중에서도 '국가학력체계'에 포함되는 '형식교육'(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대학원(석사, 박사), 고등학력보완교육(학점은행제, 독학학위제 등), 검정고시) 참여율은 4.3%라고 합니다.
일단, 보고서에서 말하는 '형식교육'이라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학교'라고 보면 될 듯 하니 말하자면 열 명 중 세 명이 어떤 형태로든 공부를 하고, 백 명 중 네 명이 어른이 되어서도 '학교'를 다니고 있는거네요. 다시 말해, 어른 백 명 중 스물여덟명이 뭐든 공부를 하는데, 그 중 네 명은 학교를 다니며 하고 있다는 거지요. 주변 지인들을 떠올려 보면 대충 감이 오시는지요?
주민자치센터와 문화센터, 백화점이 대세!
그럼 나머지 스물 네 명은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을까요? 보고서의 '비형식교육'이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1순위가 직장, 그 다음이 학원, 그 다음이 평생교육기관이라고 합니다. 평생교육기관은 아래와 같은 곳들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 시민학교도 평생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런 평생교육기관 중에서는 주민자치센터와 사업장부설 이용율이 각각 13.6%, 10.7%로 가장 높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스물 네 명 중 두 세 명은 주민자치센터를, 두 명은 문화센터나 백화점 등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거네요.
학교부설 / 원격교육형태 / 사업장 부설(문화센터, 산업체, 백화점 등) / 시민사회단체부설 / 언론기관 부설 / 지식인력개발형태(산업교육기관, 학교실습기관) / 평생학습관 / 복지관 / 주민자치센터(지자체 평생교육기관 등)
시민사회단체 부설은 3.6%로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원격교육/평생학습관/언론기관부설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 놀랍네요. 흔히 알려진 유명하고 큰 단체들 뿐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교육프로그램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으니 그런거겠죠.
열 명 중 여덟 명은 공부할 시간이 없어요. 그런데 공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도시 뿐 아니라 중소도시, 농어촌에 이르기까지 열 명 중 여덟명은 시간이 없어서 공부를 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 다음 이유가 비용문제지만, 비율은 30%대로 뚝 떨어집니다. 그 다음은 가까운 교육훈련기관이 없거나 원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들은 대체로 어떤 환경에서든 비슷하게 나타나지 싶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는 과정조차도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비율이 높으니까요. 더 중요한 것은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찾게 되는 '학습동기'에 있는 거겠죠.
나를 정당하게 대우해준다는 느낌
보고서에서 가장 여운을 남기는 대목이 이 부분입니다. 학습의 사회적 성과를 알아보는 부분인데요, 평생학습이 아니라 학력과 소득이 기준이 되어있습니다.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사람들이 자신을 정당하게 대우해준다는 느낌을 받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취업자가 실업자보다 높고, 농어촌보다 대도시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이 항목은 결국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성공한 삶', '존중받는 삶'에 대한 일반적 관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학력, 소득, 연령 등 변수에 따른 결과가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습니다.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지식과 기술을 끊임없이 향상시켜야 한다''지속적 학습자는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적다'
학습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는 위 두 가지가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항목이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두 번째 항목은 부정적인 비율도 높아서,
'지속적으로 학습하더라도 일자리를 잃을 수 있지만, 반대로 학습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읽히기도 합니다.
극단적으로 학력은 누구에게나 대접받는 성공적인 삶을 이루기 위해, 평생학습은 바쁘고 빡빡한 그 삶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참 씁쓸하겠죠. 그래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매우 즐겁다'는 항목이 적지않은 지지를 얻고 있는 데에 위안을 받게 됩니다.
※자료
2009년 한국 성인의 평생학습 실태
평생교육 (위키피디아)
평생교육법 (국가법령정보센터)
보고서를 덮으며...
이렇게 대략 보고서를 훓어보았는데요, 깊이 해석한 것이 아닌 가벼운 촌평이니만큼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 링크로 가셔서 직접 보고서를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것처럼 설문조사와 통계를 통한 양적분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큰 흐름을 살펴보는 측면에서 유용하되, 거기서 그치면 안되겠죠. 한 사람 한 사람의 보다 구체적인 상황과 생각이 드러나고 이야기되도록 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시민학교는 이후로 그런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가려 합니다. 계속 손을 내밀께요, 함께 해요. :)
열 명 중 세 명이 어떤 형태로든 공부를 하고, 백 명 중 네 명이 '학교'를 다닙니다.
2009년도 한국 성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28.0%, 그 중에서도 '국가학력체계'에 포함되는 '형식교육'(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대학원(석사, 박사), 고등학력보완교육(학점은행제, 독학학위제 등), 검정고시) 참여율은 4.3%라고 합니다.일단, 보고서에서 말하는 '형식교육'이라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학교'라고 보면 될 듯 하니 말하자면 열 명 중 세 명이 어떤 형태로든 공부를 하고, 백 명 중 네 명이 어른이 되어서도 '학교'를 다니고 있는거네요. 다시 말해, 어른 백 명 중 스물여덟명이 뭐든 공부를 하는데, 그 중 네 명은 학교를 다니며 하고 있다는 거지요. 주변 지인들을 떠올려 보면 대충 감이 오시는지요?
주민자치센터와 문화센터, 백화점이 대세!
그럼 나머지 스물 네 명은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을까요? 보고서의 '비형식교육'이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1순위가 직장, 그 다음이 학원, 그 다음이 평생교육기관이라고 합니다. 평생교육기관은 아래와 같은 곳들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 시민학교도 평생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런 평생교육기관 중에서는 주민자치센터와 사업장부설 이용율이 각각 13.6%, 10.7%로 가장 높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스물 네 명 중 두 세 명은 주민자치센터를, 두 명은 문화센터나 백화점 등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거네요.시민사회단체 부설은 3.6%로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원격교육/평생학습관/언론기관부설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 놀랍네요. 흔히 알려진 유명하고 큰 단체들 뿐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교육프로그램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으니 그런거겠죠.
열 명 중 여덟 명은 공부할 시간이 없어요. 그런데 공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도시 뿐 아니라 중소도시, 농어촌에 이르기까지 열 명 중 여덟명은 시간이 없어서 공부를 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 다음 이유가 비용문제지만, 비율은 30%대로 뚝 떨어집니다. 그 다음은 가까운 교육훈련기관이 없거나 원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들은 대체로 어떤 환경에서든 비슷하게 나타나지 싶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는 과정조차도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비율이 높으니까요. 더 중요한 것은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찾게 되는 '학습동기'에 있는 거겠죠.나를 정당하게 대우해준다는 느낌
보고서에서 가장 여운을 남기는 대목이 이 부분입니다. 학습의 사회적 성과를 알아보는 부분인데요, 평생학습이 아니라 학력과 소득이 기준이 되어있습니다.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사람들이 자신을 정당하게 대우해준다는 느낌을 받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취업자가 실업자보다 높고, 농어촌보다 대도시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이 항목은 결국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성공한 삶', '존중받는 삶'에 대한 일반적 관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학력, 소득, 연령 등 변수에 따른 결과가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습니다.'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지식과 기술을 끊임없이 향상시켜야 한다'
'지속적 학습자는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적다'
학습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는 위 두 가지가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항목이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두 번째 항목은 부정적인 비율도 높아서, '지속적으로 학습하더라도 일자리를 잃을 수 있지만, 반대로 학습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읽히기도 합니다.
극단적으로 학력은 누구에게나 대접받는 성공적인 삶을 이루기 위해, 평생학습은 바쁘고 빡빡한 그 삶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참 씁쓸하겠죠. 그래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매우 즐겁다'는 항목이 적지않은 지지를 얻고 있는 데에 위안을 받게 됩니다.
※자료
2009년 한국 성인의 평생학습 실태
평생교육 (위키피디아)
평생교육법 (국가법령정보센터)
이렇게 대략 보고서를 훓어보았는데요, 깊이 해석한 것이 아닌 가벼운 촌평이니만큼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 링크로 가셔서 직접 보고서를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것처럼 설문조사와 통계를 통한 양적분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큰 흐름을 살펴보는 측면에서 유용하되, 거기서 그치면 안되겠죠. 한 사람 한 사람의 보다 구체적인 상황과 생각이 드러나고 이야기되도록 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시민학교는 이후로 그런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가려 합니다. 계속 손을 내밀께요, 함께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