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라이프 인터뷰 "끌려온 사람들"

2010-02-03


착한나눔 천연나눔 워크샵에 인정사정없이 끌려온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 사회 : 로이
- 참석자 : 강디자이너, 박프로그래머, 양선생님(이하 강, 박, 양)
* 인터뷰를 하신 분들이 익명을 요구하셔서 성으로 대신했으며 3인의 인터뷰를 모두 모아서 하나로 대화형태로 풀어냈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의 이야기들을 그대로 적어서 올려놓습니다.

1차 워크샵때 만들었던 비누.


참가의 의의

로이 : 안녕하세요~

강, 박, 양 : 네~네~

로이 : 다들 기분이 안좋으시군요. 일단 여러분끼리 자기소개부터 해주시죠~

박 : 토요일에 감언이설로 불러놓고 열심히 비누 만들었더니만 이젠 힘든 인터뷰까지 시키니 그렇지~

강 : 맞아요~ 제가 전 회사선배만 아니었어도....

양 : 진정하시죠~ 저만 하시겠어요? 전 1년동안 구두로 약속한터라 빠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휴~

로이: 말씀하신 내용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걸루 동의하셨잖아요~

강 : 알겠습니다. 일단 하기로 한 거 더 말하면 골치만 아프죠 뭐. 안녕하세요? 로이와 전에 같이 일했었고 그 인연으로 이 워크샵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박 : 현재 프로그래밍 일을 하고 있고 로이와 친인척 관계인 박입니다. 반갑습니다.

양 : 안녕하세요~ 전 DIY강의로 자원봉사하려다가 이렇게 얽혀서 오게 된 양입니다.

로이 : 워크샵에 참석해보시니까 어때요?

강 : 첫번째 워크샵은 양선생님도 안계시고 날씨도 굳고 밥도 빨리 안오고 해서 힘들고 짜증났는데 두번째 워크샵부터는 정말 재미나고 신기했어요. 특히 그냥 비누만 만들 줄 알았는데 탈취제부터 온갖 생활소모품을 다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어요.

박 : 첫번째 워크샵때 만든 비누 써보고 놀랬고 계속해보니 정말 재미나고 흥미만점이었어.

양 : 전 그냥 강의를 통해서 봉사하려고 했는데 다양한 의미부여를 하니까 더 큰 즐거움이 생겼습니다. 기본적으로 개인에게 맞춤형으로 비누같은 생활제품들을 만드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로이가 이야기한데로 더 큰 의미로 다가왔죠. 환경적인 의미도 좀 더 부각되고 만들어서 본인도 쓰고 이웃에게 나눠서 그 의미를 배가시킨다는 것도 좋았어요. 다만 이게 얼마나 사람들에게 알려졌는 지는 좀 의문이에요.

10월 워크샵에서 만들었던 손세정제와 탈취제


주변의 반응
로이 : 주변 분들이 좋아하던가요?

강 : 가족들은 좋아하더라구요. 회사동료들도 신기해하구요. 근데 친구들은 '왜 괜히 그런 거에 시간을 낭비하니? 그냥 샵에서 파는 거 사는 게 더 안전하고 낫지 않니?'고 하더라구요. 지금처럼 내용을 알았음 설득할 수 있었을텐데 그때는 전혀 모르고 있어서 '그런가?'하는 생각도 들었고 힘들었던 7시간(#첫 워크샵때 강사님없이 본인들이 레시피만 보고 만드느라 7시간이 좀 넘게 진행됨.)을 생각하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강사님이 오시고 나서는 너무 달라졌고 결과물도 만족스럽고 이젠 답도 알았기 때문에 친구들한테 자랑할 수 있을 것같아요.

박 : 가족들 특히 남편이 신나라 하더라구. 사타구니 가렵다고 벅벅 긁고 그랬는데 유황비누쓰고 나서는 점점 줄어들더니만 이젠 안 긁더라. 비싼 약을 써야 한다고 했는데 불과 몇천원 투자해서 만든 비누로 씻고 낫는 것을 보고 정말 생활의 기본이 좋아야 건강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양 : 저야 몇년전부터 써왔고 주변분들도 워낙 좋아하셔서 개개인별로 맞춤형태로 만들어서 선물하고 있어요. 동생회사에서 매년 비누선물셋트 들어왔었는데 지금은 다들 쓰지 않아서 비누랑 샴푸는 너무 많이 쌓여있어서 막 사람들 나눠주는데 다들 저한테 천연제품을 선물받아서 쓰니까 잘 안가셔요.
선물셋트 처리하는 데 난감해서 다른 용도로 많이 쓰임새를 찾아서 쓴답니다.

강 : 제 친구중 한명은 브랜드만 선호해서 유명회사 천연제품아니면 안쓰더라구요. 그 친구는 정말 제 말을 믿지 않아요. 제조공정도 의심하더라구요. 유명회사에서 어련히 알아서 고객의 건강을 생각해서 만들지 않았겠느냐면서 오히려 절 설득하려고 하더라구요.

박 : 그건 고칠 수 없는 것같은데요? 생각이 그렇게 굳어 있고 의미와 파급효과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면 굳이 그걸 납득시킬 필요가 있을까요?

로이 : 그런 사람이나 과정이 없을 거라고는 첨부터 기대안했잖아요. 이번 워크샵을 통해서 주변사람들을 설득하고 이런 과정에 동참하거나 이해만 하고 있어도 성공이라고~
앞으로 그런 분들에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워크샵 참가자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11월에 만들었던 바디밤. 겨울철 건조하고 추운 날씨에 갈라진 피부에 특효였다.


안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방식
로이 : 그런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면 좋을까요?

강 : 딱히 방법이 없는 것같아요. 화장품 샘플 나눠주듯이 샘플을 좀 많이 만들어서 배포하면서 동시에 알릴 수 있는 소스를 좀 정리해서 함께 주는 것외엔 없을 듯한데요?

박 : 워크샵에 직접 참가해서 선생님의 강의를 듣게 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가 있을 듯한데?

양 : 직접 자신이 만들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용품을 만들어서 사용했을 때의 쾌감이 가장 큰 데 그 과정까지 유도하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네요.

로이 : 전 길거리 시연회나 샘플 배포, 복불복 이벤트해서 당첨되면 그자리에서 즉석으로 그 사람이 원하는 향으로 만들어주는 탈취제 행사 같은 거 생각해봤어요. 그러면서 페어라이프 캠페인과 워크샵의 의미를 적절히 담은 팜플렛도 함께 주는 정도?

박 : 괜찮을 것같은데 우리가 기본적으로 개인이 건강해지는 과정으로 시작해서 그것을 이웃과 나누는, 특히 그 이웃이 소외계층으로 먼저 이야기했었기 때문에 참가자들도 더 열과 성의를 다했던 거고 우리도 그랬었던 것같아. 근데 갑자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단순히 알림을 위해 제품을 배포하는 게 큰 성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야. 가격대 효율성을 따졌을 때..... 그냥 팜플렛 이쁘게 짜서 나눠주고 체험 정도가 좋을 듯 해.

로이 : 나중에 좀 더 다양한 시도들을 생각해보죠. 지금은 딱히 방식에 대해 더 나올 이야기들이 없을 듯하네요.

 

그럼 여러분은 어떻게 페어하게 살고 있는 지요?

로이 : 페어라이프 워크샵에 참가하셨는데 뭔가 달라진 것이 있으셨나요?

강: 다양한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서 집에 있는 일회용품들을 하나씩 바꿔보고 싶어요. 종이컵 홀더를 사서 종이컵 하나를 여러번 쓰고 있구요. 지난번 음식물쓰레기 관련해서 로이가 지렁이 음식물쓰레기 분해는 거 알려주셨는데  차마 시도를 못하겠더라구요. 베란다가 좀 정리되면 언젠가 도전해볼려구요. 같이 해볼 분이 있었으면 시도했을 것같아요.

로이 : 그건 저도 베란다가 춥고 좁다는 핑계로 못하고 있는데 시도를 한번 해볼까 생각중인데 제가 좀 더 알아보고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박 : 일단 전 만드는 재미에 빠져서 비누 만드는 책도 여러권 사보고 했는데 책과 우리가 해왔던 내용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어. 그런 차이를 일단 좀 정리하고 있고 패브릭이나 다른 DIY 기술(?!)도 배우고 있는데 리폼을 좀 배워서 집에서 안입는 옷으로 뭔가 해보려고 해. 리폼이나 그런 것을 통해서 자원재활용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순전히 개인취미생활이지만.
그리고 집안 물건중에서 만들어서 대체할 수 있는 게 뭘까를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게 변화인 듯~ 일단 비누와 주방세제, 탈취제는 교환했는데 다른 건 어떻게 할 지 고민이구. 아 맞다. 모기퇴치제를 만들어서 내년 여름에는 화학살충제를 안써볼려고 해. 그 전에도 모기장을 썼지만 가끔 한두마리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거든. 기존 모기퇴치제가 냄새도 고약하고 피부나 옷에서 미끈거려서 싫더라구.

양 : 전 딱히 하는 게 없네요. 그냥 열심히 천연세제와 비누, 화장품 만들어서 나누는 것만 하려구요. 더 늘어난 건 워크샵 진행하고 소통하면서 사람들과 사는 것에 대해 관심이 좀 더 늘어났어요. 사실 주변 사람들만 봐왔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 지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었거든요.

강, 박 : 그건 저희도 그래요.

로이 : 저도 비슷한데 지난번 일본사람들이 개인젓가락을 가지고 다닌다는 말에 나무세공을 배워서 휴대용 젓가락을 만들어서 선물해볼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전에 나무로 앉은뱅이책상 만드는 워크샵을 해본 적이 있는데 되게 기분이 좋더라구요. 쿠이탄(#식탐정이란 일본 드라마. 음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의 이야기임)의 주인공도 멋진 젓가락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식사를 하던데 그런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점심때 컵라면을 자주 먹는데 1회용 젓가락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보고 있어요. 특히 또 하나는 사람에 관심이 많아서 인 지 인권과 관련된 것들을 많이 보고 배울려고 해요. 특히 노숙자, 노동자, 장애우분들의 인권이 유린되는 것도 많이 봤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더 커졌어요.

 

인터뷰 참가자와 본 사진과는 아주 조금 연관이 있습니다.


착하게 살자

로이 : 그렇다면 페어하게 사는 사람들이란 어떤 사람인지 한번씩 이야기해보고 이번 인터뷰를 마무리 하죠?

강 : 남에게 피해안주고 봉사할 줄 아는 사람이요~

박 : 저도 남에게 피해안주면서 나눌 줄 아는 사람. 예의와 배려의 의미를 아는 사람. 로이말대로 투표잘하는 사람? ㅋㅋ

양 :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이웃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두고 돕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로이 : 일단 착한 삶을 사는 사람이기도 하고 모든 사람들을 평등한 시선으로 보고 대하는 사람, 이웃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풀어나갈 줄 아는 사람이 페어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인터뷰 끝!

로이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 : 뻔한 인사말 좀 하지말고 인터뷰하려면 맛난 차라도 한 잔 내놓고 합시다~ 쫌!

양 : 수고하셨고 다음엔 미리 이야기 좀 해주세요. 마음의 준비라도 하게.

강 : 인터뷰하시느라 수고하셨고 이제서야 말하지만 결혼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들처럼 필요할 때만 연락하지 마시고 지난번 약속한 밥 쏘세요!

로이 : 인터뷰 전에 먹은 건 뭐죠? 수고하셨구요~ 다음달 워크샵 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