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안전 프로젝트 1. 당신의 화장품은 안녕하십니까? (2)
안녕하세요!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인턴 김미현, 유연비입니다. 모두 즐거운 명절 보내셨나요? 어떤 설 선물을 주고 받으셨는지도 궁금하네요. : ) 저는 이번에 친척한테 화장품을 받았어요. 젊은 연령층에게 선물하기도 쉽고 받으면 기분 좋은 선물이 화장품인 것 같아요. 우리가 좋은 마음으로 주고 받는 화장품들이 정말 “좋은” 화장품일까요? 만약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하는 화장품이 안전하지 않다면 어떨까요?
저희는 지난 시간에 Be안전 프로젝트를 소개하였습니다. 생활 안전 이슈를 탐색해보는 Be안전 프로젝트의 첫번째 주제로 ‘화장품 안전’에 대해서 다루어 본다고 했던 것, 기억 나시나요? 이번 시간에는 시민들의 화장품 사용 습관과 안전 인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희는 화장품과 관련된 현행법 및 규제, 해외 사례를 다루기에 앞서,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어떻게 화장품을 사용하는지, 어느 정도로 위험을 지각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았어요. 화장품이라는 대상이 시민들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고, 얼마나 기업 중심적 시스템에서 다뤄지는지를 아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저희는 크게 구글 독스(Google Docs)를 이용한 온라인 설문 조사와 좌담회(FGI) 등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온라인 설문 조사를 통해 많은 시민분들이 화장품 안전에 대하여 얼마나 관심을 가지거나 인식하고 계신지를 확인하고자 했고, 이를 바탕으로 소수의 몇몇 분과 논의를 심화시켜보고자 했어요. 특히 이번 호에서는 앞서 시행한 화장품 사용과 안전 인식에 관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많은 인원들의 일반적인 화장품 사용 실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여기에 화장품 화학 성분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태도를 파악하려는 목적도 있었고요.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방법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설문조사는 화장품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여기서 화장품은 립스틱, 아이섀도우 등과 같은 색조나 스킨, 로션 등 기초 제품 모두를 아우릅니다. 설문조사는 2017년 1월 17일 화요일부터 22일 일요일까지 6일간 진행되었으며, 총 203명이 설문에 응답해 주셨습니다. 또한 질문지는 총 7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었으며, 크게 화장품 구입 기준,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한 안전성 평가, 부작용 경험, 그리고 화장품 성분 확인 경험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어떠한 결과가 나왔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화장품 살 때? '안전성' 빼고 다 고려해!
첫 번째는 어떠한 기준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지에 대한 문항이었습니다. 가격, 선호브랜드, 효능효과, 안전성, 사용후기 혹은 기타 등 1순위부터 3순위까지 총 3가지 항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요. 1순위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기준은 화장품의 효능 및 효과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피부를 개선하거나 피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목적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추세를 보면 타인의 사용 후기와 선호하는 브랜드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측면도 화장품을 선택하는 데에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녹색으로 표시된 안전성 항목은 기타(1명)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안전성이 아닌 효능 및 효과, 가격, 타인의 후기 등을 중심으로 화장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의한 결과였다고 유추할 수 있는데요. 이는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기업이 매출 상승을 위해서 목표에 따라 화장품의 효능, 효과를 높이거나 가격을 낮추는 목적 또는 협찬을 통해 후기를 빙자한 과도한 홍보 효과를 행하는 과정에서 성분의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는 방법으로 화장품을 생산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이렇게 되면 화장품 사용으로 인해 생겨나는 안전 문제는 오롯이 소비자가 져야만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 내 화장품은 '그래도' 안전하다 : 평균 6.87점
두번째는 화장품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주관적인 평가를 다룬 항목이었습니다. 10점 척도를 이용해서 1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 10이 ‘매우 안전하다’로 보았을 때,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품이 몇 점 정도에 해당하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었습니다. 놀랍게도 95% 이상의 응답자들이 전반적으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이 안전한 편이라고 응답하였습니다. 무려 60%가 넘는 응답자들은 7점 이상을 주었고요. 1점과 2점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는데요. 실제로 그것이 안전한지의 여부와는 달리 시민들은 화장품이 대체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 내 탓인듯 내 탓아닌 내 탓같은 너
세번째는 화장품 부작용 경험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저희는 피부에 직접 나타날 수 있는 습진과 피부 트러블 뿐만 아니라 호흡기로 흡수되는 향료에 의한 어지럼증까지도 화장품 부작용의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56.7%의 응답자들이 화장품 부작용을 겪었다고 말해주었는데요. 사람들이 화장품을 선택할 때 안전성에 대하여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화장품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부작용을 겪은 사람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화장품 사용 과정에서 부작용이 있었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대처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방법을 이용했을 수 있다고 보아서 중복 선택이 가능하게 설계하였는데요. 부작용 경험자 중 97.4%는 ‘본인과 맞지 않는 제품이라고 생각하여’ 사용을 중단하였습니다. 해당 제품의 사용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2위는 11.3%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약국에서 다른 약을 처방 받는다는 응답이었습니다. 위의 두 가지 응답을 통해서 저희는 대다수의 부작용 경험자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부작용 경험과 부작용 가능성을 공론화 시키기 위해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에 공유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였는데 화장품을 검색했을 때 일반적으로 좋은 후기가 나오는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구입처에 환불을 요구한 경우가 4.3%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나 한국 소비자원 등 공공 기관에 신고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0%로 나타났다는 것에서 화장품으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이 개인의 문제로 치환되고 있다고 해석하였습니다.
- 10명 중 6명은 화장품 성분 확인해본 경험 있어
네번째는 화장품 화학 성분을 확인해본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이었습니다. 성분을 알아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6.2%,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43.8%로, 대략 12.5%(25명) 정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화학 성분이 화장품 안전과 직결된 존재인만큼, 저희는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에게는 어떠한 경로로 성분을 확인하였는지, 경험이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은 어떠한 이유로 확인해보지 않았는지 추가적으로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여기서 저희는 화장품 부작용 경험과 화학성분 확인 경험 간의 연관성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분류 | 인원 수 |
부작용 경험, 성분 확인 경험 모두 없음 | 49명 |
부작용 경험, 성분 확인 경험 모두 있음 | 75명 |
부작용 경험 없으나 성분 확인 경험 있음 | 39명 |
부작용 경험 있으나 성분 확인 경험 없음 | 40명 |
여기서 주목할 점은 크게 두 분류인데요. 먼저 화장품 부작용 경험이 있으면서 성분 확인 경험도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75명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부작용 경험으로 화장품을 선택하는 과정이 까다로워졌고, 이것이 화장품 성분을 확인하는 행위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부작용 경험이 있음에도 성분을 확인한 경험이 없다는 사람이 40명에 이른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이들 중 23명은 화장품 성분을 알아보는 것이 귀찮다고 응답하였고, 8명은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화장품 부작용을 경험하기는 하였으나 이것이 화장품의 성분을 확인해볼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화장품 부작용이 ‘어느 정도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납득가능한 일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 화장품 성분 분석까지 섭렵한 스마트폰 어플
화장품 성분을 확인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68.4%가 화장품 분석 어플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어플의 인기는 스마트폰의 이용 증가로 어플리케이션의 접근성이 증가했다는 점이나, 하나의 채널에서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 성분 분석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겠죠. 다음으로는 15.8%를 차지한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포함한 인터넷 검색과 화장품 용기 및 설명서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14.9%로 각각 2, 3위에 올랐습니다.
- 화장품 성분 분석은 소비자의 몫?
마지막으로 화장품 성분을 알아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문제 없이 사용한 응답자들이 42.7%로 가장 많았고, 성분을 알아보기 귀찮다는 응답자들도 37.1%에 이르렀습니다. 브랜드나 정부 기관이 화장품 성분 안전성을 보장했을 거라는 신뢰를 가진 응답자들은 동일하게 10.1% 였습니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화장품 성분이 자신에게 큰 문제를 야기한 적이 없었거나 번거롭다는 이유로 화장품 성분을 자세하게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위에서 언급된 화장품 부작용 대처방안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수준’에서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이 개인적 차원의 확인이 아니라 정부 기관과 제조사에서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의견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설문 결과를 보니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희는 결과를 보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화장품 안전을 개인적인 문제로만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만약 전자제품, 생활용품을 사용하거나 음식을 먹었을 때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단순히 사용을 중단하는 것에 그치셨나요? 아마도 구입처에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기업과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유독 화장품은 개인적인 문제로만 치환되는 것 일까요. 제조사나 기업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혹은 개개인마다 ‘피부 타입’이 다르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곤 합니다. 기업과 소비자 간의 소통 채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죠. 특히 한국에서는 화장품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공론화하고, 더 나아가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도구가 부재합니다.
자체적으로 어플을 이용하거나 스스로 용기를 확인하여 어려운 화학 성분들을 읽어가는 소비자들. 안전한 화장품을 찾아가는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해 보입니다. 많은 응답자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품이 안전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진짜로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다음 회에서는 시민들의 의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던 화장품 안전 관련된 좌담회의 내용을 싣고자 합니다. Be 안전 프로젝트의 두번째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회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Be안전 프로젝트 1. 당신의 화장품은 안녕하십니까? (2)
안녕하세요!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인턴 김미현, 유연비입니다. 모두 즐거운 명절 보내셨나요? 어떤 설 선물을 주고 받으셨는지도 궁금하네요. : ) 저는 이번에 친척한테 화장품을 받았어요. 젊은 연령층에게 선물하기도 쉽고 받으면 기분 좋은 선물이 화장품인 것 같아요. 우리가 좋은 마음으로 주고 받는 화장품들이 정말 “좋은” 화장품일까요? 만약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하는 화장품이 안전하지 않다면 어떨까요?
저희는 지난 시간에 Be안전 프로젝트를 소개하였습니다. 생활 안전 이슈를 탐색해보는 Be안전 프로젝트의 첫번째 주제로 ‘화장품 안전’에 대해서 다루어 본다고 했던 것, 기억 나시나요? 이번 시간에는 시민들의 화장품 사용 습관과 안전 인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희는 화장품과 관련된 현행법 및 규제, 해외 사례를 다루기에 앞서,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어떻게 화장품을 사용하는지, 어느 정도로 위험을 지각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았어요. 화장품이라는 대상이 시민들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고, 얼마나 기업 중심적 시스템에서 다뤄지는지를 아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저희는 크게 구글 독스(Google Docs)를 이용한 온라인 설문 조사와 좌담회(FGI) 등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온라인 설문 조사를 통해 많은 시민분들이 화장품 안전에 대하여 얼마나 관심을 가지거나 인식하고 계신지를 확인하고자 했고, 이를 바탕으로 소수의 몇몇 분과 논의를 심화시켜보고자 했어요. 특히 이번 호에서는 앞서 시행한 화장품 사용과 안전 인식에 관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많은 인원들의 일반적인 화장품 사용 실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여기에 화장품 화학 성분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태도를 파악하려는 목적도 있었고요.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방법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설문조사는 화장품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여기서 화장품은 립스틱, 아이섀도우 등과 같은 색조나 스킨, 로션 등 기초 제품 모두를 아우릅니다. 설문조사는 2017년 1월 17일 화요일부터 22일 일요일까지 6일간 진행되었으며, 총 203명이 설문에 응답해 주셨습니다. 또한 질문지는 총 7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었으며, 크게 화장품 구입 기준,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한 안전성 평가, 부작용 경험, 그리고 화장품 성분 확인 경험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어떠한 결과가 나왔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화장품 살 때? '안전성' 빼고 다 고려해!
첫 번째는 어떠한 기준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지에 대한 문항이었습니다. 가격, 선호브랜드, 효능효과, 안전성, 사용후기 혹은 기타 등 1순위부터 3순위까지 총 3가지 항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요. 1순위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기준은 화장품의 효능 및 효과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피부를 개선하거나 피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목적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추세를 보면 타인의 사용 후기와 선호하는 브랜드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측면도 화장품을 선택하는 데에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녹색으로 표시된 안전성 항목은 기타(1명)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안전성이 아닌 효능 및 효과, 가격, 타인의 후기 등을 중심으로 화장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의한 결과였다고 유추할 수 있는데요. 이는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기업이 매출 상승을 위해서 목표에 따라 화장품의 효능, 효과를 높이거나 가격을 낮추는 목적 또는 협찬을 통해 후기를 빙자한 과도한 홍보 효과를 행하는 과정에서 성분의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는 방법으로 화장품을 생산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이렇게 되면 화장품 사용으로 인해 생겨나는 안전 문제는 오롯이 소비자가 져야만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 내 화장품은 '그래도' 안전하다 : 평균 6.87점
두번째는 화장품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주관적인 평가를 다룬 항목이었습니다. 10점 척도를 이용해서 1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 10이 ‘매우 안전하다’로 보았을 때,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품이 몇 점 정도에 해당하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었습니다. 놀랍게도 95% 이상의 응답자들이 전반적으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이 안전한 편이라고 응답하였습니다. 무려 60%가 넘는 응답자들은 7점 이상을 주었고요. 1점과 2점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는데요. 실제로 그것이 안전한지의 여부와는 달리 시민들은 화장품이 대체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 내 탓인듯 내 탓아닌 내 탓같은 너
세번째는 화장품 부작용 경험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저희는 피부에 직접 나타날 수 있는 습진과 피부 트러블 뿐만 아니라 호흡기로 흡수되는 향료에 의한 어지럼증까지도 화장품 부작용의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56.7%의 응답자들이 화장품 부작용을 겪었다고 말해주었는데요. 사람들이 화장품을 선택할 때 안전성에 대하여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화장품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부작용을 겪은 사람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화장품 사용 과정에서 부작용이 있었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대처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방법을 이용했을 수 있다고 보아서 중복 선택이 가능하게 설계하였는데요. 부작용 경험자 중 97.4%는 ‘본인과 맞지 않는 제품이라고 생각하여’ 사용을 중단하였습니다. 해당 제품의 사용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2위는 11.3%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약국에서 다른 약을 처방 받는다는 응답이었습니다. 위의 두 가지 응답을 통해서 저희는 대다수의 부작용 경험자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부작용 경험과 부작용 가능성을 공론화 시키기 위해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에 공유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였는데 화장품을 검색했을 때 일반적으로 좋은 후기가 나오는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구입처에 환불을 요구한 경우가 4.3%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나 한국 소비자원 등 공공 기관에 신고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0%로 나타났다는 것에서 화장품으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이 개인의 문제로 치환되고 있다고 해석하였습니다.
- 10명 중 6명은 화장품 성분 확인해본 경험 있어
네번째는 화장품 화학 성분을 확인해본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이었습니다. 성분을 알아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6.2%,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43.8%로, 대략 12.5%(25명) 정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화학 성분이 화장품 안전과 직결된 존재인만큼, 저희는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에게는 어떠한 경로로 성분을 확인하였는지, 경험이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은 어떠한 이유로 확인해보지 않았는지 추가적으로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여기서 저희는 화장품 부작용 경험과 화학성분 확인 경험 간의 연관성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분류
인원 수
부작용 경험, 성분 확인 경험 모두 없음
49명
부작용 경험, 성분 확인 경험 모두 있음
75명
부작용 경험 없으나 성분 확인 경험 있음
39명
부작용 경험 있으나 성분 확인 경험 없음
40명
여기서 주목할 점은 크게 두 분류인데요. 먼저 화장품 부작용 경험이 있으면서 성분 확인 경험도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75명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부작용 경험으로 화장품을 선택하는 과정이 까다로워졌고, 이것이 화장품 성분을 확인하는 행위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부작용 경험이 있음에도 성분을 확인한 경험이 없다는 사람이 40명에 이른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이들 중 23명은 화장품 성분을 알아보는 것이 귀찮다고 응답하였고, 8명은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화장품 부작용을 경험하기는 하였으나 이것이 화장품의 성분을 확인해볼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화장품 부작용이 ‘어느 정도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납득가능한 일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 화장품 성분 분석까지 섭렵한 스마트폰 어플
화장품 성분을 확인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68.4%가 화장품 분석 어플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어플의 인기는 스마트폰의 이용 증가로 어플리케이션의 접근성이 증가했다는 점이나, 하나의 채널에서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 성분 분석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겠죠. 다음으로는 15.8%를 차지한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포함한 인터넷 검색과 화장품 용기 및 설명서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14.9%로 각각 2, 3위에 올랐습니다.
- 화장품 성분 분석은 소비자의 몫?
마지막으로 화장품 성분을 알아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문제 없이 사용한 응답자들이 42.7%로 가장 많았고, 성분을 알아보기 귀찮다는 응답자들도 37.1%에 이르렀습니다. 브랜드나 정부 기관이 화장품 성분 안전성을 보장했을 거라는 신뢰를 가진 응답자들은 동일하게 10.1% 였습니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화장품 성분이 자신에게 큰 문제를 야기한 적이 없었거나 번거롭다는 이유로 화장품 성분을 자세하게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위에서 언급된 화장품 부작용 대처방안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수준’에서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이 개인적 차원의 확인이 아니라 정부 기관과 제조사에서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의견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설문 결과를 보니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희는 결과를 보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화장품 안전을 개인적인 문제로만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만약 전자제품, 생활용품을 사용하거나 음식을 먹었을 때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단순히 사용을 중단하는 것에 그치셨나요? 아마도 구입처에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기업과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유독 화장품은 개인적인 문제로만 치환되는 것 일까요. 제조사나 기업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혹은 개개인마다 ‘피부 타입’이 다르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곤 합니다. 기업과 소비자 간의 소통 채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죠. 특히 한국에서는 화장품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공론화하고, 더 나아가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도구가 부재합니다.
자체적으로 어플을 이용하거나 스스로 용기를 확인하여 어려운 화학 성분들을 읽어가는 소비자들. 안전한 화장품을 찾아가는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해 보입니다. 많은 응답자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품이 안전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진짜로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다음 회에서는 시민들의 의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던 화장품 안전 관련된 좌담회의 내용을 싣고자 합니다. Be 안전 프로젝트의 두번째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회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