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밑빠진 독상 - 시민의 세금은 어떻게 새고 있나? vol.2

2026-08-25


작성자 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지난 1999년부터 공공기관의 예산낭비 사업에 대해 ‘밑빠진 독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밑빠진 독상 - 시민의 세금은 어떻게 새고 있나’는 역대 밑빠진 독상을 수여한 정부 사업에 관한 이후 경과와 변화를 소개하고, 향후 밑빠진 독상과 관련한 이슈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한강버스 정식운항 이후 발생한 문제와 감사원의 감사 결과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한강버스가 가진 문제점을 살펴 보았습니다. 보고서에서는 △ 총사업비의 잘못된 산정  △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한강버스 선박 속도 △ 경제성 분석 시 관련 지침 위반을 명시하고 이에 대해 2건의 주의·1건의 통보 처분을 내렸습니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강버스 사업은 애초에 타당성 조사 결과 자체가 잘못되었으며, 대중교통이라는 명목을 내세우며 제시한 구간별 소요 시간조차 타 교통수단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한강버스에 투입된 공적 재정은 회수가 가능할까요?


👉 [링크 : 1편]



잘못된 타당성 조사, 멀어진 투자금 회수


2024년 2월 27일, 이날은 제322회서울특별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회의가 진행되었고, 한강버스와 관련하여 ‘서울특별시 서울주택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및 ‘서울주택도시공사 한강 리버버스 출자 시행 동의안’ 2건의 안건이 올라왔고 모두 통과되었습니다. 해당 회의록에 첨부된 ‘서울주택도시공사 한강 리버버스 출자 시행 동의안 검토보고서’에는 내부자료를 인용하여 한강버스의 20년간 총 사업비를 3,430억 1천3백만원(선박건조비 531억 3천8백만원)로, 총 사업수입을 3,528억 2천7백만원으로 추산하였으며, 재무적 타당성 및 경제적 타당성이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분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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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검토보고서에는 당시 시점으로 사업 관련 용역이 완료되지 않아 과다한 수요예측에 대한 가능성과 서울시 재정 및 SH공사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적시하였습니다. 실제로 감사원 보고서에서 2024. 12. 23. 기준으로 선박 구입비는 852억원으로 증가하고, 상부시설 조성비 329억 원, 기타·기반시설비 149억 원이 추가되어 사업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 확인되면서 출자 동의안에서 검토했던 자료는 사실상 타당성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대여금 증가에 따른 SH의 재정부담 또한 가중되었으며, 이 시기 SH 이사회에서도 사업비 증가에 따른 우려가 확인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링크). 더구나 (주)한강버스에 공동출자한 (주)이크루즈는 260억 원의 초기 투자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SH공사에서 재정 부담을 홀로 짊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6월, 제11대 서울시의회 마지막 회기인 336회 본회의에는 ‘한강버스 운영사업 업무협약 변경 동의안’이 상정되어 통과되었습니다. 주요한 내용은 ‘운항결손액 산정시 인건비 적용 기준 법령 및 내용 현실화’하여 인건비 보전 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업무협약 내용을 변경한다는 것입니다. 해당 동의안은 4월에도 시의회에 상정되었으나,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바 있습니다. 해당 의안에 첨부된 검토보고서 및 심사보고서에는 한강버스 운영 현황을 단편적으로 알 수 있는 비용추계 내용이 포함되어 눈여겨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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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단 2개월 사이 24~28년 운항 결손액 추계 규모가 4,164백만원에서 13,591 백만원으로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335회 임시회에 제출된 자료에는 셔틀버스 운영비용 2,133백만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흑자전환 시점 또한 당초 2026년에서 2028년으로 늦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2028년 흑자 전환시점에서도 운항사업의 손실과 부대사업 수입의 총합은 312백만원 규모로, 이후 극적인 수입 증대가 없는 이상 서울시가 사업 초기 상정하였던 2045년까지 SH공사를 통해 투자한 출자금을 회수하고 대여금을 상환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보입니다.  




2025년 (주)한강버스 재무제표, 적나라한 사업의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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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주)한강버스에 대한 회계감사보고서가 공개되었습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주)한강버스의 재무상황은 매우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 말 한강버스의 자본총계는 약 -61.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5년 말 당기순손실은 142.4억원이며, 누적 순손실은 약 161.2억원입니다. 특히 현금성 자산은 약 2,643만원이나 유동부채는 약 717억원 수준으로 현금 유동성에 큰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회계감사를 진행한 회계법인에서도 유동성 부족과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근거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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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25년말 기준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본다면 유동성 문제 해결과 영업이익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자의 경우 유동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SH공사 단기차입금 605억 원은 2026년 1월 대여약정을 통해 만기가 한강버스 사업기간 종료일까지 연장되었고, 서울시의회에서 결손지원금이 2027년 지급된다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약 1,425억원 규모의 전체 차입금 가운데 SH공사가 빌려준 936억원의 상환은 현재 한강버스 사업의 영업이익을 보았을 때, 사업종료시점인 2045년까지 상환이 가능할지 미지수입니다. 더군다나 약정에 따라 SH공사의 대여금은 우리·신한은행의 원리금 상환보다 후순위이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의 위험은 모두 SH공사가 떠안는 구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4년 2월 27일 회의록에 첨부된 ‘서울주택도시공사 한강 리버버스 출자 시행 동의안 검토보고서’에는 일 평균 탑승객수를 약 5,383명 수준으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6년 3월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 가장 탑승객이 많았던 5월조차 일평균 탑승객이 2,940명 수준으로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비용추계상 한강버스는 운항사업에서 지속적인 손실을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사업의 흑자 전환은 부대사업 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객 증가가 운항수입과 부대사업 매출 증가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다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한강버스, 대중교통수단이 맞는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한강버스가 원래 목적인 수상대중교통으로 기능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애초에 SH공사가 사업에 참여한 것도, 서울시에서 운영손실에 지원금을 주고 대중교통 환승이 가능한 이유가 모두 ‘대중교통’이라는 명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시의 당초 사업목표대로 한강버스는 서울시의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한강버스는 최초 사업설계시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체계로 구상하였고, 혼잡한 김포-골드라인의 운송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최초에는 최소한 광역버스와 유사한 수준인 20분의 배차가 가능하도록 설계하였으며, 출퇴근 시간에 운영되는 급행노선(마곡-여의도-잠실)은 통행시간을 54분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차례 지적되었듯이 대중교통으로의 정시성을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선박 속도는 당초 예상인 평균 17노트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으며, 운임비용 3,000원 또한 유사 노선의 지하철 비용에 비해 비싸 소요시간·비용적 측면에서 기존 대중교통수단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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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용객 추산에 있어서도 사전에 충분히 승선 수요에 대해 검토하였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앞서 살펴본 제322회서울특별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회의에 제출된 검토보고서를 보면 당시 한강버스의 탑승객은 2026년 일평균 5,383명 수준으로 예측되었으며, 교통수요와 관광수요의 비율이 약 7:3정도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검토보고서에서는 수요 예측에 대한 보다 명확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투자심사를 담당한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도 수요 예측 분석이 미흡하여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 지방재정 투자심사 소위원회에서는 수요 예측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며, 서울시의회에서도 수요 예측에 대한 질의가 확인됩니다. 이러한 우려는 한강버스가 실제 운영되고 나서 탑승객 숫자를 보면 어느 정도 사실임이 확인됩니다. 8월 14일자 서울시 보도자료에서는 누적 탑승객 숫자가 501,430명이라고 발표하였는데,  이전 보도자료에 인용된 숫자를 토대로 본다면 3월부터 8월 13일까지 396,932명이 한강버스를 이용한 것입니다. 해당기간동안 단순 일평균 이용객 수는 약 2,391명으로 2024년 서울시의회 검토보고서에 제출하였던 자료에서 제시한 이용객 예상 기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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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한강버스가 대중교통이라는 사업 목적에 충실한지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서울시의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관광’목적인 한강버스에 서울시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지 지적하는 내용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이미 감사원의 보고서에서 지적했듯이 한강버스가 기존 대중교통 수단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지 못하는 점이 명확한 상황에서, 한강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주된 이용목적은 결국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한강 유역을 둘러볼 수 있는 ‘관광’에 더 가깝지 않은가라는 것은 합리적 추론에 가깝습니다. 실제 서울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이용객의 절반 가까이가 한강버스를 주말에 이용하였으며, 서울시의회에서 발표한 '2026년 서울시 주요 교통체계 만족도 및 교통정책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7.9%가 관광·여가 중심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답변하였습니다. 결국 한강버스는 서울시의 계획과는 다르게 출퇴근형 대중교통보다 관광·여가형 이용 성격이 상당함을 시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한강버스가 수상 대중교통으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해당 사업에 서울시의 재정이 투입될 명분도 사라지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책임과 재발방지가 필요하다.


한강버스에 관한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와 (주)한강버스의 재무제표가 보여주는 바는 명확합니다. 사업 구상 단계에서부터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서울시는 총사업비를 축소 산정하여 중앙투자심사와 전문기관의 타당성조사라는 제도화된 사전 검증 절차를 비껴갔습니다. 그 결과, 한강버스는 당초 목적인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이 아닌 관광·여가용 운송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SH공사는 막대한 재무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잘못된 사업을 추진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시야를 확장하여 전국 지자체 전체를 바라보면, 지자체장이 무리하게 대규모 투자개발사업을 추진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 많은 사업들이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막대한 재정 낭비를 초래한 이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반복할 수 없습니다. 대규모 투자개발사업의 사전 과정을 더욱 투명하게 진행하고,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함과 동시에 사후에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잘못된 투자개발사업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과감하게 사업을 원점으로 돌리는 선택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울시의 한강버스 사업이 반면교사가 되도록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책임을 묻는 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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