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논평] 미래대응기금, 빠른 추진보다 충분한 사전논의가 먼저다.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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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공식화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반도체 대호황에 힘입어 예측되는 전례 없는 추가세수를  미래대응기금으로 적립하여 미래·청년·지방·교육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이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이를 통해 경제 성장 잠재력을 높여 그 과실을 모든 국민께 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서 근 2달 동안 벌어진 초과세수에 관련한 정부의 입장은 정리되는 모양새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초과세수에 관한 논의는 5월 12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위 ‘국민 배당금’을 언급하면서 시작되었다. 김용범 정책실장의 발언으로 인해 ‘초과세수’, ‘기업 초과이익 환원’, ‘국민 배당금’ 등 다양한 의제에 관한 논의가 촉발되었다. 특히,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예상되는 막대한 세수의 사용에 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여 향후 국가 성장동력 제도를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것이다.


AI와 반도체 호황이라는 산업 사이클을 통해 발생한 세수 증가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정치의 문제이다. 복지 예산을 늘려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수 도 있고, 지속하여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R&D예산을 확대할 수 도 있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에서 제시한 ‘미래대응기금’신설도 취지와 목적을 보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이다. 다만, 정부에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였다면, 이를 위해 선행해야 하는 논의가 있다.  


1. '추가세수' 개념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현행 국가재정법 제90조는 결산상 발생한 세계잉여금에 대해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가채무 상환, 추가경정예산 활용 등의 처리 원칙과 우선순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을 결산상 잉여금이 아니라 "장기추세 대비 초과분"을 뜻하는 '추가세수'라는 새 개념으로 규정하고, 이를 별도 특별법으로 신설하는 기금에 적립하겠다고 한다. 아직 관련 특별법안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려우나, 정부가 밝힌 ‘추가 세수’는 현재로써는 모호한 개념이다. 그리고 ‘추가 세수’와 ‘미래대응기금’신설에 관한 결정에 앞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정부 주도로 특별법안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충분한 정당성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


2. 재정운용의 당초 원칙에 대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한다.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로 법정화되어 있다. 내국세가 늘면 지방과 교육청 몫도 자동으로 늘어난다. 이 연동은 중앙의 재량이 아니라 지방재정의 예측 가능성과 지방자치를 보장하는 제도이다. 추가세수를 내국세에 그대로 두고 그 위에서 별도로 기금을 편성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법을 개정해 추가세수를 연동 산정에서 빼내 교부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를 기금 재원으로 돌린다면,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는 문제가 생긴다. 특별법 조문이 공개되지 않은 지금, 정부는 어느 쪽인지 먼저 밝혀야 한다.


3. 기금 신설에 앞서 운영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금은 신설뿐 아니라 운영도 문제이다. 미래대응기금에 포함된 주요 의제인 ‘지방’을 예로 들면, 이미 ‘지방소멸대응기금’이 매년 정부출연금을 통해 1조 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올해부터 성과 중심으로 개편됐지만 낮은 집행률과 효용성 문제는 계속해서 대두됐다. 미래대응기금 또한 이러한 문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준비 단계부터 세심한 운용방안 설계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지방소멸대응기금과 마찬가지로 사회구성원과의 숙의과정은 뒷전으로 밀려있다. ‘미래’를 ‘대응’한다면, 미래·청년·지방·교육이 대상이라면 그 당사자들이 재원 배분과 성과 평가에 참여하는 거버넌스가 설계에 담겨야 한다. 하지만 현재 미래설계 논의는 현재 미래 설계 논의는 사실상 정부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관건은 단순한 기금 신설이 아니라, 지출 범위 규정과 시민이 논의에 참여하여 기금운영의 투명성과 성과 검증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다. 


4. 미래 대응에는 국가채무 관리계획도 포함되어야 한다.

국가채무 관리 계획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세수’로 나라부채를 갚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 밝혔다.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 기준,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은 49.0% 수준이다. 일반정부부채 등 국제 비교 기준으로 보더라도 한국의 정부부채 수준은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나, 코로나 펜데믹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채무 총액을 줄이는 대신 성장으로 분모인 GDP를 키워 비율을 관리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전제의 안정성이다. AI·반도체 사이클이 어느 규모로 얼마나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고, 한국은 앞서 2021·2022년의 대규모 초과세수와 2023·2024년의 대규모 세수 결손을 연달아 겪었다. 이는 세수 추계 실패 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재정이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향후 2년 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고 해도, 그 다음에 침체로 돌아설 수도 있다. 정부는 8월 말 예산안에서 미래대응기금의 규모만이 아니라, 내년 관리재정수지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포함한 재정관리 방안과 외부 경기 변동을 고려한 현실적인 기금 재원 조달 방안을 함께 밝혀야 한다. 


막대한 세수증가분을 미래에 투자하는 용도로 사용하자는 기금 신설안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그 재원이 지속가능한지, 지방재정에 영향을 주는지, 누가 어떻게 쓰고 검증하는지가 함께 설계되지 않는다면, 신설되는 기금은 미래에 대한 대응이 아니다. 정부는 8월 말 예산안과 특별법안에서 이 질문들에 답해야 한다. 더불어 미래대응기금를 포함한 초과세수 사용에 관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건설적 논의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2026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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