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주년 기념 후원의 밤 '마주 이야기' 에서는

2013-10-23

 창립 14주년 기념 후원의 밤 '마주 이야기' 현장을 전합니다.


지난 18일 금요일 저녁.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창립 14주년을 기념하며 이혜관계자 여러분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마주이야기'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아직 해 본적이 없는 형식이고 어떻게 진행이 될 지 상 조차도 그려지지 않아서 기대 반 걱정 반인 채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분, 두 분 행사장 자리를 채워주시고 아주 짧았던 1부 행사가 시작되었는데요. 안타깝게도 1부 행사를 담은 사진이 없네요. 나중에라도 꼭 첨부해 올릴게요. 1부 행사는 김태일 대표님의 인사말과 그간 시민행동의 활동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하였습니다. 급하게 후다닥 편집한 영상이었는데, 그래도 이것 저것 많이 한 것 같다고 평가를 해주시니 왠지 으쓱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일보와 청와대 전 민정수석의 불법 개인정보 취득' 관련 공익 고발 및 기자회견을 함께 진행하면서 많이 고생하신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김경희 대표님 이야기를 들으며 1부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유수훈 운영위원장님이 마이크를 이어받아 본격적인 2부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이해관계자와의 대화 시간이었는데요. 행사에 오신 분들이 테이블별로 나누어 앉아서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컨셉의 행사인지 모르고 오셨다가 당황하신 와중에도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셔서 오히려 대화 시간으로 주어진 30분이 짧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마주 이야기' 현장 스케치 영상 - 어색하기도 하고 수다스럽기도 했던 그날의 생생한 현장>

 

당일 테이블별로 돌아가며 발표하기도 했지만 '마주이야기' 현장에서 나왔던 소중한 이야기들을 짧게나마 다시 한 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최승우 활동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테이블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생각하면' 이라는 주제로 사람의 머리 그림 안에 다양한 이야기들을 채워넣어 주셨습니다. 

'톡톡 튀는 참신함으로 기억되는 시민행동, 지금 모습 그대로 ~ !' '지금처럼^^ 지금보다 설렁설렁 합시다!' 와 같은 응원의 메세지도 있었지만'열정이 부족해' '시민행동 활동가들이 너무 착해요....' '좋은 예산이 뭔데?' 등의 더 잘하라는 조언의 메세지도 함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깊은 것은 '30년 운동하니 돌아오는 것은 마누라의 구박 - 시민행동 활동가들 잘하세요' 라는 가슴에서 우러나온 진심어린 조언 아닐까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김민철 활동가가 함께 했던 테이블이었습니다. 김민철 활동가 개인적으로 너무 급(?)이 높으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렵기도 했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았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행사 장소에서 뒷풀이까지 이어지지 못해 테이블에 계신 모든 분들과 헤어지는 슬픈 일이 일어나 버렸다고 하네요. 주제는 -'함께하는 시민행동' 의 집- 입니다. 시민행동이 어떤 공간인지 또는 어떤 공간이어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한 것 같네요. 

'활동가의 재충전' '마음을 비우는 곳' '공유가치 창출' 등 시민행동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민운동의 첨단 기술' '재정이 너무 약하다' '수익사업' 등 시민행동의 공간이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You are the Best' 라는 메세지로 응원해 주셨네요 ^^

 

 

신태중 활동가가 함께한 세 번째 테이블은 다른 테이블과 달리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럴 때 내가 낸 세금이 아깝다' '예산운동 이런 것 좀 해줬으면 좋겠다.' ,연관된 두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경인운하 녹지 훼손 사업' '4대강' 등 지난 정권의 토목 사업으로 인한 세금 낭비가 여지 없이 등장했네요. 뿐만 아니라 '선별적 복지를 위한 소득순위를 정하는데 쓰는 행정비' '서울시 주택정책때문에 경기도로 물러난 국민들을 위한 광역교통망 건설비' '고척돔 야구장 건설' 등의 구체적인 사례도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공무원에게 월급 주고, 연금까지 주는데, 그 공무원이 댓글이나 달고 있을때, 부당이득 반환 청구하고 싶다'는 굉장히 공감가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예산운동이 다뤘으면 하는 주제에는 '좋은 예산센터에서 하는 증세 운동' '소득재분배를 위한 운동' '쓸데 없는 ㅇㅇ 보조금 없애기' '부자, 기업, 재벌들이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도록 세제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줬으면' 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채연하 활동가가 함께한 테이블은 우연찮게 오랜 기간 시민 운동을 해오신 활동가 선배님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제가 '나는 왜 아직도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가?' 였는데요. '즐겁고, 재밌기 때문에. 아직 할 일이 남았다' 라는 17년 차 선배님의 이야기가 있었고요, '사회에 대한 질문, 해소가 되지 않아서~ 지속가능 재정적 안정을 위해' 라는 이야기와 '즐겁고 행복했다. 일하면서 바뀌는 걸 보고 보람도 컸다.' '예전에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은 객기가 이었으나, 잘 할 수 있는 일이 이 일이라는... 시민단체가 매력 있으려면? 고민중~!!' 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처음부터 운동이 하고 싶었고 자잘한 일 말고 큼직한 일들을 하고 싶었다. 60 이후의 삶을 고민중!' 이라는 20년차 대선배의 굵직한 이야기도 있네요 ^^ 

 

 

마지막으로 김영홍 활동가가 함께한 테이블입니다. 멋지게 난을 치셨네요 ^^ 주제는 따로 적혀있지 않았지만 시민행동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해 주신 것 같아요. '앞으로는 기자회견 뒤에 전화 많이 받으세요. 시민들에게 주목 받는 시민행동, 밑빠진 독상 좋았잖아!' 라는 격려 메세지와 '자유롭고 창의적인 항상 기운찬, 그리고 잘 노는 시민행동!' 'SNS(온라인운동)의 모범 창출' 과 같이 새로운 활동을 바라는 이야기. '지역 밀착' '오래 오래~' '후배 평생직장' 과 같이 시민행동이 지속되길 바라는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마주이야기의 테이블별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일 행사로 끝이 아닌 미처 함게하지 못했던 회원분들과 후원해주시는 분들 등과 함께 더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그 경로는 계속 고민해봐야겠죠? 끝으로 창립 14주년 기념 '마주이야기' 행사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 글을 붙이며 '마주이야기' 현장을 전하는 글을 마치겠습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마주이야기'가 나오기까지..

 

지난 8월초, 창립행사를 어떻게 치를까 고민하던 중에 나온 갑자기 하나의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이해관계자와의 대화를 해보자!'  

 

이해관계자와의 대화는 CSR(기업사회책임)의 중요한 방법 중 하나로, 조직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만나 조직 활동에 대한 의견이나 요구, 기대 사항을 '경청'하고 그 의견과 요구, 기대에 대해 조직이 어떻게 부응하면 좋을지를 '결정'해서 실천 방안을 '약속'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입니다. 시민행동 좋은기업센터는 이해관계자와의 대화야말로 CSR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업에 지속가능보고서 내라고 요구하기만 하지 않고 시민행동 스스로 보고서를 내기 시작했듯이, 이해관계자와의 대화 역시 우리 스스로 해보자, 시민행동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회원, 후원자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립기념 행사, 후원행사에 어울릴 수 있을지, 회원, 후원자들에게 부담만 드리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시민행동답게 한 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준비하면서 나름 여러 가지 고민을 했습니다. 최대한 부담없이, 가볍고 누구나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와 방식을 찾으려고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행사 초청장도 최대한 아기자기하게 만들었습니다. 작지만 재미있는 선물도 많이 준비했습니다. (선물을 기부해주신 여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구체적인 컨셉이 알려지면 참석을 꺼리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 신비주의 전략을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 반만인 지난 10월 18일(금) 저녁,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1층의 예쁜 북까페 산 다미아노에서 시민행동 창립 14주년 행사 '마주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상대로 여러 회원, 후원자들은 물론 준비한 사무처 식구들조차 어색해하고 당황스러워하는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보였습니다. 취지 설명을 정확히 안 드려서 '왜 이런 걸 이야기하라고 하는 거지?' 생각하신 분들도 있으셨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나면 늘 '준비하느라 수고하셨다'는 얘기를 듣는 입장이었는데, 이번만큼은 저희가 오히려 참석해주신 분들에게 고생하셨다는 인사를 드려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다들 많은 이야기를 나눠주셨고, 시민행동의 여러 어려움들을 자기 일처럼 고민해주셨습니다. 여러 분들이, 나름 색다른 방식이었다고, 신선했다고 얘기해주셔서 조금은 마음이 놓였습니다. 대화를 통해 회원, 후원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새로운 방향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하는 진지함을 인정해주신 것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마주이야기'는 18일의 행사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이해관계자와의 대화는 대화 그 자체에 그치는 과정이 아니라, 대화에서 나온 시민행동에 대한 기대, 요구, 의견들을 시민행동이 어떻게 받아안을지 검토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약속드리는 과정입니다. 멀지 않은 시간에 마주이야기에 참석하신 분들은 물론 모든 회원, 후원자,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그 '약속'들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창립14주년 기념 '이해관계자의 밤'(이 표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원 후원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큰 광장으로 키워가고 싶답니다) 마주이야기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 박준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