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주년의 추석, 시민행동에게는 결실과 더불어 새로운 시작입니다.

2012-09-29

어느 새 추석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맞는 추석 연휴라 마음이 편치만은 않지만 올 한 해도 열심히 살아온 우리 모두에게 작은 위로와 격려의 시간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아울러 내년부터 우리 사회가 맞이할 새로운 변화에 관해 가족끼리, 친구끼리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되기도 할 테고요. 

 

 
 
다들 알고 계시듯이 얼마 전 시민행동은 창립 13주년을 맞았습니다. (13주년 후원파티는 이미 끝났지만 후원은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 창립 행사 때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우리에게 흔히 불길한 수, 죽음을 상징하는 수로 알려진 13은 사실 특별한 힘을 가진 숫자라고 합니다. 
 
 
12에 1이 더해진 숫자인 13은 특별한 힘을 갖고 있다고 해서 '초월수'로 불리웠다고 합니다. 타로에서 13은 죽음(Death)의 카드입니다. 이는 육체적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오래된 사고의 틀, 습관의 형식에서 벗어나는 것,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어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죽음'의 진정한 의미라고 합니다. 
 
 
 
시민행동에게도 13주년은 같은 의미로 다가와 있습니다. 그간의 농사를 가을에 한꺼번에 수확하듯이, 시민행동이 창립 이래 가져왔던 여러 과제들이 차례차례 제도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말 ISO 26000의 도입에서부터 시작하여, 참여예산제도의 의무화,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 선거법 93조 1항과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 판결까지 사실 많은 결실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고, 어렵게 도입된 제도들이지만 이 정부, 이 기업 시스템 하에서 그 제도들이 본래 취지대로 기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최근 시민행동의 활동들은 주로 모범 사례의 발굴과 연구, 교육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나라살림에 관한 책과 교재, 기업 사회책임에 관한 동화책 발간, 참여예산 모범사례 발굴, 충청남도 노동사회책임 보고서 발간과 원탁회의 개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모니터링 등이 모두 그런 활동의 일환입니다. 
 
 
 
주된 활동이 이미 도입된 제도들을 정착시키고 확산시키기 위한 연구와 교육, 자료 발간 등이다 보니 회원들이나 관심가지신 분들에게는 요즘 시민행동이 뭘 하는지 잘 안보인다는 이야기도 듣게 됩니다. 
 
 
게다가 시민행동이 기존의 이슈에만 집중하는 사이에 우리 사회에는 더 크고 근본적인 문제들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금융과 부채를 통해 지탱해온 경제가 붕괴 직전에 처해 있고, 많은 기본권들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대통령을 뽑아 좋은 정부가 수립되기를 기대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시민행동의 열세 번째 해는 타로카드 13의 의미처럼 낡은 사고, 묵은 활동방식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는 새로운 시작의 해가 될 것입니다. 
 

 
 
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NGO 등 모든 조직에 사회책임 규범을 확산시킬 것입니다. “주민이 결정하면 행복해집니다”라는 행복예산 프로젝트의 모토는 우리 민주주의를 새로운 단계로 인도해갈 것입니다. 아울러 주민등록번호 폐지, 금융의 사회적 책임 운동의 시작 등 새로운 과제들도 차근차근 해결해갈 것입니다.
 
 
추석 연휴 행복하게 보내시고, 13주년 시민행동의 새로운 시작에도 언제나 그래주셨듯이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