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개인정보 유출, 검찰이 책임있게 조사해야

2013-12-04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과 관련하여 개인정보 침해를 겪은 채 모 군 모자의 개인정보 유출 경위가 최근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의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초 이 사건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던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시민행동은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와 관련한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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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한겨례

 

개인정보 유출, 검찰이 책임있게 조사해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관련된 모자의 개인정보 유출 경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최근 진전을 보이고 있다. 우리 단체들은 늦게나마 검찰에 의해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을 환영하며, 더욱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주기를 기대한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 파워 게임 과정에서 한 모자의 인권이 가차없이 유린된 파렴치한 사건이었다. 그 모자가 채동욱 전 총장과 관계가 있든 없든 간에 그들의 사생활이 이런 식으로 전 국민의 눈앞에 까발려지고 입에 오르내려서는 안 될 일이었다. 더욱이 그 과정에서 여러 건의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 행위들이 자행되었음에도 어떤 국가기관도 이에 대해 책임있는 진상 규명에 나서지 않고 있었다. 적어도 이들 모자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의 어떤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 단체들은 이 시점에서 청와대 및 각 부처의 무책임한 태도를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이번 사건은 결코 정치적인 잣대로 볼 사건이 아니다. 국가 행정 과정에서 일어난 공무원들의 명백한 불법 행위에 관한 사건이다. 따라서 현재 청와대가 자체 조사를 하더라도, 검찰이 책임지고 성역없이 조사하여 다시는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청와대 개입설, 국정원 개입설들이 드러나고 있다. 현 정부는 청와대와 해당 부처들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서 스스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다. 이미 해당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유출 경위가 확인된 것처럼 각 전산시스템의 접속 정보만 제대로 확인하더라도 얼마든지 진상 규명이 가능하다.

 

채동욱 전 총장의 비위사실을 조사할 때는 온갖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사를 강행했던 것처럼 청와대와 법무부는 개인정보 불법 유출에 대해 진상조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다면, 현 정권이 채동욱 총장을 찍어냈다는 세간의 의혹을 ‘확신’으로 바꾸는 것임을 분명히 지적해두고자 한다.

 

특히 우리 단체들은 해당 사건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자들에 대한 수사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우리 단체들이 해당 기자들을 고발 대상으로 삼은 것은, 그들의 보도 행위가 현행법을 위반한 것임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을 수사해야 사건의 전모가 빠른 시일 내에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정보를 입수한 자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가장 손쉬운 수사방법이다. 혹시라도 검찰이 조선일보를 수사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겨서 굳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우리 단체들은 다시 한 번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바이다.

 

2013. 12. 4

 

한국여성단체연합, 함께하는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