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유보 합의를 둘러싼 정쟁을 중단하라

2007-04-13

최근 여야 원내대표들이 개헌 발의 유보에 합의했음에도, 개헌 문제를 둘러싼 정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기적이고 진정성 있는 개헌 논의는 아무도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행동은 본질과 무관한 정쟁을 중단하고 합리적 개헌 논의를 위한 민간 주도의 개헌 연구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개헌 유보 합의를 둘러싼 정쟁을 중단하라
국회 내 민간 주도 개헌 연구기구 설치로 개헌 논의 마무리하길


우선 여야 정당 원내대표들이 개헌을 18대 국회 이후에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성명과 공청회 등에서 지적해왔듯이 4년 연임제 및 대선, 총선 시기 일치의 소위 원포인트 개헌안은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방안이다. 또한 무리하게 발의한 개헌안이 국회에 의해 폐기될 경우 범국민적으로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는 장기적, 포괄적 개헌 논의조차 실종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모을 수 있는 개헌 논의 과정을 밟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개헌 유보 합의 이후에도 청와대와 주요 정당들은 정쟁을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이 정쟁은 개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본질적 문제와는 무관하게, 각 정파의 정략적 고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정치 협상을 요구하는 대통령의 입장도, 개헌과 관련된 어떤 논의도 하지 않겠다는 한나라당의 입장도 본질과 무관한 정략적 입장일 뿐이다. 본질과 무관한 정쟁은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

시민행동은 차기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를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정치권에 의한 개헌 논의는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때문에, 국회의장이 민간 주도의 순수 연구․조사기구를 의장 직속으로 설치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구는 정치권의 참여를 철저히 배제하고 학계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구성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 협상 제안을 거두길 바란다. 이것만이 지금까지의 소모적 논의를 그나마 생산적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2006. 4. 13.

『시 민 행 동』
공동대표 지현 윤영진 박헌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