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의회 의원들에게 보내는 한 대학생의 편지

2008-02-22

- 대학생의 눈으로 본 성북구의회 의정비 심의과정





 이 글을 작성한 김승민(23, 이화여대) 학생은 함께하는시민행동에서 2008년 1월부터 2월까지 인턴활동을 통해 성북구 의정비 심의과정을 분석하고 작성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김승민 학생은 이 보고서를 통해 “성북구의원들이 자신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좀 더 나은 의정활동으로 자신들의 책무를 다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합니다.
주민들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한 시민으로서 그리고 사회진출을 앞둔 대학생의 눈으로 평가한 이 보고서는 일반 시민들이 한국 정치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 그 척도가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안녕하세요?


유난히 추운 요즘 잘 지내고 있으신지요?




다름이 아니라 지난 10월에 의정비 심의위원회가 있었습니다. 이 심의위원회를 통해 의원님의 2008년 의정비가 결정되었습니다. 혹시 회의록을 보신 적 있으신지요. 저는 그 회의록을 보다가 적지 않게 놀라 그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의원님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놀랐던 것 중에 하나는 심의위원들이 의정비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의원님도 아시다시피 의정비는 의정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고위 공무원의 월급과는 다른 개념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심의위원들 중에 몇 분은 부구청장급이니 국장급이니 하면서 그 연봉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개념을 이렇게 비교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짝인 것 같아요. 돈을 더 적게 받으니까 덜 중요한 사람이고, 덜 명예롭고, 누가 더 중요한 사람이고, 그렇게 따질 수 없는 문제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이러한 입장차이로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의정비는 그 취지에 맞게 지역상황을 고려하고 의원님의 활동을 잘 평가해서 반영해야 하는 것인데, 얼마는 받아야 살 수 있다, 이 정도는 의원들이 만족할 정도이다 라는 식으로 책정하다니요. 이건 의정활동을 너무 우습게 본 것이 아닐까요. 의원님들이 많은 돈을 위해 의원활동을 하신 것도 아닌데 이렇게 평가해 버린다는 것은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위원들의 잠정결정액 책정은 10명의 위원들이 각자가 원하는 금액을 제시하고 이 값들을 평균을 냈습니다. 이것이 10명의 의견이 공평하게 반영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모두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그것이 의정비를 정하는데 가장 합리적인 것일까요? 하나의 적절하고 형평성에 맞는 기준과 식을 세운 후에 계산을 해야 그게 합당한 것 아닌가요?

여러 의견을 조율하기위해 평균이라는 방법은 사용한 것은 방법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의원님들의 의정비를 이러한 방식으로 정한 데에 화가 납니다. 의정비는 적절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책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해 의원님의 의정활동 평가도 함께 해 보았습니다.
의정비는 의원님들의 의정활동을 보상해주는 돈인데, 과연 얼마만큼 보상을 해 주었는지 그것은 충분한 정도인지를 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의원님들의 지난해 활동실적을 살펴보았습니다. 2006년 7월 1일부터 2007년 12월 31일까지 성북구의회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는 8건이었습니다. 성북구에서 의정활동을 하시는 의원님들이 22명인걸 감안했을 때 조례가 8건에 불과하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수치입니다.
게다가 진정으로 주민들의 민생을 위해 의원님들이 조례발의를 하신 것은 하나도 없더라고요. ‘성북구의회 의원의 의정활동비 등 비용지급에 관한 조례안’, ‘성북구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조례안’이 대표적인 것인 것입니다.

실망스러운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의정비는 의원님들의 의정활동을 충분히 보상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분별한 의정비 인상은 납득하기 어려울 수밖에요. 다시 한번  의정비는 의정활동의 보상인 만큼 의정활동에 기반하여 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의정비심의위원회도, 구의회도 제가 생각하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의원님들, 더 우리구와 우리 주민들을 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주민들이 의원님들 의정활동에 감사할 수 있게 그리고 주민들이 직접 의원님들 의정비 좀 올려달라고 할 수 있게, 내년에 그렇게 다시 편지할 수 있게 올 한해 힘써주십시오.

실망하는 젊은이가 아닌 감사하는 젊은이가 될 수 있게 해주세요. 앞으로 저는 주민으로서, 시민으로서, 한명의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