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 관련 시민행동 회원 공동성명

2009-01-20

“얼마나 뜨거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허망하고 아프고... 또 미안합니다.”
“무엇보다 이 정권하에서 이런 일들이 반복될까봐 정말 두렵습니다.”
“정의, 도덕, 가치를 택하지 못한 우리의 인과응보인 것 같습니다.”

-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에 대한 시민행동 회원 30명 릴레이 성명 -

시민행동 회원들은 1월 20일 오전 용산에서 벌어진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에 대해 릴레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시민행동은 이번 참사가 민주화 이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비극적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특별히 중대한 사건이었다고 판단하여 릴레이 성명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20일 오후부터 24시간 동안 시민행동 웹사이트(http://www.action.or.kr)에서 이루어진 이번 릴레이 성명 발표에는 총 30명의 회원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릴레이 성명에서는 무엇보다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한 자괴감이 두드러졌습니다.

-망루 속에서 물대포의 차가운 물세례를 받으면서 덜덜 떨다가 갑작스런 화재에 온몸이 불에 휩싸여 고통 속에서 숨진 이들... 얼마나 뜨거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새벽길)
-대한민국을 너무 사랑하는 한 국민으로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서현석)
어이가 없는 일들이 별일 아닌듯이 일어납니다. 허망하고 아프고...또 미안합니다. (밝아)
슬프고 두렵고 증오스럽습니다. (히로하루)
-동영상을 보면서 제가 보는 현실을 믿을 수 없었고 손이 덜덜 떨이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애쉬)

또한 경찰 측의 주장과는 달리 릴레이 성명에 참여한 회원들은 과도한 공권력 행사가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이었으며, 과잉 집압을 결정한 경찰 수뇌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시위대 역시 지나치게 위험한 방식으로 저항했다는 점 역시 지적되었습니다.

-들어가면 뻔히 불상사가 생기고, 죽는 사람이 생길 줄 알면서 들어가는 저들은 뭐하는 족속들인지 모르겠습니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구속하라!!! (별이총총)
-벼랑끝에 몰린 심정으로 농성하고 있는 사람들을 무리하게 강제 진압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물며 이런 일에 전문가인 경찰이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이건 사람이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인 게 틀림없습니다. 그러한 결정을 내린 경찰 수뇌부 등 결정권자들에게 반드시 형사책임까지 물어야 합니다. (최인욱)
-경찰관을 포함한 희생자 4분의 명복을 빕니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님. 진압을 하는 이유는 사람을 죽이는것이 아니라 사람을 다치지 않게 하는것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정란아)
-공권력에 의한 미필적 고의의 집단 살인사건이며 이 사건의 실질적 책임자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입니다. (김영홍)
-김석기 신임 총장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조기 진압했다고 하는데, 농성중이던 분들은 시민이 아닙니까? (정은주)
-인간을 배려하지 않는 공권력은 그저 폭력일 뿐,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공권력은 사회악일 뿐. (장근영)
-추운 겨울엔 물대포를 사용하지 않고, 강제 철거를 하지 않는다던 약속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정부의 약속은 이제 정말 믿을 수가 없네요. (장상미)
-어떤 이유든지간에 폭력이 정당화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고통 속에서 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이영면)
-이사건의 본질은 충성경쟁초강경 공권력과 무법천지 전철협이 정면충돌한 사건입니다. (박종길)

또한 이번 사건이 ‘법대로’, ‘떼법 척결’을 강조하던 현 정부의 강경 일변도 공안 통치의 부작용이며 정권 자체의 책임으로 돌리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나아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시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현 정부의 성격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법이라는 이름으로 생존을 위협하는 기만은 말아주십시오. (동경)
-MB가 이야기하는 엄정한 법집행이 이거냐? 나쁜 놈들! (푸른소)
-'농성에 돌입한지 불과 25시간만에' '특공대 20개 중대 1천5백명을 동원' 이럴려고 워룸에 들어갔나? (박준우)
-이MB의 수준이 겨우 폭력 집단이란 말입니까. 정말 치가 떨립니다. 내가 태어난 대한민국이 저주스럽네요. (저승사자)
-이런 식으로 국민의 인권과 민주주의가 망가진다면 이 정권은 존재의 가치를 잃게 될 것입니다. (조정관)
-자유롭게 말을 하고 싶으면 구속을 각오해야 하고, 힘없는 사람이 삶의 터전을 보장해달라고 농성을 하면 목숨까지 각오해야 하는 야만의 시대입니다. (조아신)
-국민에게 잘하라고 뽑아놓았더니 부자국민만을 위한 정부가 되가고 있는게 너무 안타깝네요. 대한민국을 너무 사랑하는 한 국민으로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서현석)
-돈 없어서 길거리에 나앉을 상황인 사람은 죽여도 되고. 돈있어서 재개발 해도 되는 사람은 사람죽인 집터위에서 돈벌고. 누구를 위한 나라도 아닌 그저 가진 사람들의 나라일뿐. (노란tea)
-무엇보다 이 정권하에서 이런 일들이 반복될까봐 정말 두렵습니다. (애쉬)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과잉진압 그 자체는 분명한 사실입니다만, 아직까지 정부는 철저한 진상 규명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 어떤 수습책도 내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지극히 상식적인 수습책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상식적인 수습책을 요구합니다. 1) 김석기 청장 사퇴 및 현장 책임자 처벌, 2) 이명박 대통령의 유가족 및 대국민 '직접 사과', 3) 뉴타운, 재개발 사업 재고 및 현실적인 세입자 이주 대책 마련, 4) 재발 방지 약속 및 현재의 집회, 시위에 대한 강경진압 기조 철회. (코기토)

부디 현 정부가 이처럼 상식적인 수습책마저 저버림으로써 마지막 기회조차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이번 참사로 인해 시민들이 다시 각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의, 도덕, 가치를 택하지 못한 우리의 인과응보인 것 같습니다. 다시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할 날이 어서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강대선)
- 국민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정부는 자신의 운명 또한 그 끝으로 내몰 수밖에 없지요. 내몰리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방패와 물대포를 내리고 약자들 곁으로 겸허히 내려와야 합니다. (하승우)
-무심한 현실에 빠진 나의 손과 발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보며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늠해 봐야겠습니다. (밝아)
-시민들의 촛불을 진화해서 꺼진 거라고 착각하지않도록 다시한번 촛불을 밝혀야겠습니다. (박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