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평가하는 2018년 예산안> 공개토론회가 지난 11월 13일(월)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렸습니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이 날 토론회에는 김태일 좋은예산센터 소장(함께하는 시민행동 공동대표,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가 발표를 맡아 2018년 예산안의 특징을 소개하고 중요한 쟁점들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어 토론을 맡은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조영철 고려대 초빙교수, 김보영 영남대 교수가 주요 쟁점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풍성한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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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주요 이슈별로 논의된 내용을 간략히 정리했습니다. (발표자와 토론자들의 발표문 및 토론문은 파일로 첨부하였습니다)

 

2018년 예산안의 기본적 특징

김태일 소장은 향후 5년간의 중기 재정계획 및 2018년 예산안을 살펴보면서 재정 증가 규모가 예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약간 확장되는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방에 대한 재정 이전이 크고 보건복지가 증가하는 반면 SOC는 대폭 감소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한편 사업별로 보면 아동수당, 구직촉진 수당, 기초연금 인상 등 취약계층 지원 중심의 국정과제 관련 사업들이 반영된 것 외에 효과에 논란이 있는 일자리 예산이 계속 증가했다는 점, 그리고 액수 자체는 적지만 국민참여예산이 처음 도입된 것 등을 특징으로 들었습니다. 

 

이 날 토론회를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음향 문제로 인해 발표자 발표까지만 중계가 이루어졌습니다. 발표 장면은 위 영상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경제 분야 예산 평가 

김태일 소장은 SOC 예산 감축에 대한 지난 수십년간 충분히 투자되어 이제 감축해도 문제가 없다는 시각과 그럼에도 여전히 SOC 예산을 늘리면 경제 성장에 대한 효과가 있다는 시각을 함께  소개하면서 SOC 예산 감축에 대한 쟁점을 제기했습니다.

토론을 맡은 박진 교수는 국민생활, 질서유지, 정부운영, 경제기능 등 정부 예산의 네 기능 중 다른 기능들은 확대될 필요가 있으나 경제 기능은 축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시대착오적인 정책금융 중심의 산업진흥 예산 때문에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R&D 예산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출연연구소 통폐합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SOC 또한 철도 외에는 효과가 없으므로 현재보다 더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조영철 교수는 SOC 예산이 줄었음에도 실제로 폐지된 사업은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업기간만 늘어나므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더 많은 예산이 쓰이게 된다고 합니다. 이보다는 처음 1~2년에는 기존 예산 규모를 유지해서 기존에 진행되는 사업을 빨리 마무리하고 3년 이후부터 급격히 감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회서비스 전달 체계 평가

김보영 교수는 사회복지 예산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로 분절적 전달체계를 들었습니다. 17개 중앙 부처의 360개 프로그램에다 지방자치단체 시책까지 약 200여개 프로그램이 분절되어 있으며 그 실행도 시군구청, 각종 공단 등으로 분절되어 있어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된다기보다 정보력을 가진 사람에게 전달되는 모순적 상황이 나타난다고 평가했습니다. 게다가 많은 기초생활수급자에 집중되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부족할 지경'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사회서비스 공단은 이 분절성 문제를 오히려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찾아가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혁신읍면동의 경우에도 분절적 사업 체계의 변화 없이 도입될 경우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재정지출의 효과와 국가 채무 관리 방안

김태일 소장은 따르면 GDP 대비 채무 규모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에도 선진국들이나 EU 권고안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다만 확장적 재정지출이 일시적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데는 효과가 있으나 현재처럼 경기부진이 일상화된 상황에 고령화까지 겹쳐 지출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므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진 교수는 현재 잠재성장률과 실제성장률이 거의 일치하는 상황이므로 재정지출의 경기 제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청년 고용을 위한 한시적 재정정책과 사회보장 확대, 사회보험의 적자구조 해소 등을 위한 지출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조영철 교수는 정부의 보수적 계산법에 따르더라도 국가채무 규모가 2060년에 겨우 60% 수준이며 그 시점에서 한국 경제는 선진국에 진입할 것이므로 재정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오히려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회보험과 각종 기금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가 계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총수요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다만 김태일 소장은 정부의 계산법이 신설되는 각종 수당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므로 이를 반영하면 채무 비율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채에 대해서는 보수적 접근법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증세 및 사회보험료 인상의 필요성?

김태일 소장은 이번 예산안 발표에서 증세 문제에 대해 명확한 언급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고령화에 따른 재정지출의 대부분이 연금과 건강보험 지출이라는 점에서 보험료율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토론자인 박진 교수와 조영철 교수는 모두 증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특히 박진 교수는 과거에는 지출구조 개혁 후 증세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완전한 지출구조 개혁은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김태일 소장은 증세를 한다면 반드시 재정 투명성 확대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의 이면 

김태일 소장은 공공부문 일자리 예산에 대해 두 가지 쟁점을 지적했습니다. 첫째, 대부분 찾아가는 일자리 사업 예산이 증가했는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 없는지를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둘째, 동일한 노동이 공공부문에서는 좋은 일자리로 바뀐 반면 민간 부문에서는 여전히 열악한 일자리로 남으면서 생기는 격차 또한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영철 교수는 재정의 일자리 창출 효과와 복지 분업의 효율성 증대 효과의 결합이 가져오는 장점을 강조하면서 공공부문보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개인 돈으로 간병인 한 명을 고용하면 환자 한 명만 돌보지만 건강보험 재정으로 10명의 간병인을 고용하면 분업의 효율로 20~50명을 고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지원 필요성?

김태일 소장은 최저임금 인상의 보완 대책으로 나온 영세사업장 일자리 안정자금을 언제까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쟁점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영철 교수는 적극적 재정 확대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상쇄할 수 있으며 임금 보조는 오히려 부실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효과가 있으므로 임금보조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 조정은 어떻게?

김태일 소장은 지방세 비중을 늘리면 오히려 수도권이 유리해지므로 재정 형평을 이루는 보완책이 필요함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진 교수는 법인세를 중앙과 지방간 공동세로 전환하고 그 배분율을 지역 발전 정도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지역간 차등 공동법인세 도입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예산 정보의 공개 확대를 위해 

한편 청중석에서는 현재의 예산안 자료들만으로는 시민들이 정부 예산안을 분석하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이와 관련해서 예산 관련 정보를 좀 더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제공하고, 현재 비공개되고 있는 자료들을 최대한 공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국회에만 제출되는 예산안 세부 설명서를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되었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 이어 시민들의 예산 참여 방안과 특히 이번에 새로 도입되는 국민참여예산에 대해 논의해보기 위한 자리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12월 12일(화) 오후 4시 <내가 바라는 국민참여예산> 집담회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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